김용택 시인 “내 시는 어머니 말씀 받아 쓴 것”
‘섬진강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시인, 15일 오후 광진구청서 주민 400여명 대상 '자연과 시' 주제 특강 통해 혼자서도 행복하기 사는 법으로 글쓰기 강조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평생 자신의 고향인 전북 임실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살면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섬진강 시인’으로 불린 김용택 시인이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김 시인은 15일 오후 3시 광진구(구청장 김기동)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광진아카데미 ‘자연과 나의 시’를 주제로 한 강연을 하면서 참가자들과 함께 웃으며 2시간을 보냈다.
김 시인은 먼저 임실군 덕진면 장산리에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마을엔 옛날 35가구가 살았는데 지금은 10가구, 27명이 살다 얼마전 이장님 어머니와 또 다른 할머니가 돌아가셔 지금은 25명이 살고 있다고 했다. 또 김 시인 어머니가 요즘 병원에 입원해 24명이 사는데 자신도 서울을 왔다갔다해 실제 23명이 살고 있다며 작은 시골마을을 소개했다.
겨울이되면 어르신들이 서울 딸 집에 가면 동네는 몇 사람 살지 않는다는 한적한 시골동네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 곳 덕지초등학교와 순창농고를 나와 덕지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아 38년을 교사로 지내다 지난 2008년 퇴직했다고 했다.
올해 65세라고 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머리카락만 희지 말하는 표정 등 65세로 보이지 않는다.
그는 농사를 지면서 교사를 했다고 했다. 평생 농사를 지은 사람들은 풀을 뽑는 것, 고추밭 가는 것, 감 따는 것 등 모든 것이 공부를 하며 산다고 전했다.
김 시인은 얼마전 미국 샌디 태풍으로 세계도시 뉴욕시가 4박5일 동안 정전돼 아무 것도 못한 일, 지난해 서울 강남에 폭우가 쏟아져 BMW 벤츠 아우디 차량이 둥둥 떠다닌 것을 들며 인간이 아무리 똑똑한 것같아도 자연앞에 별 수 없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를 들었다.
이제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가지 대책으로 안되고 종합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면서 스티브잡스의 융합론을 강조했다. 인문학과 공학이 합쳐져야 하고, 기술과 예술이 합해야 한다는 한다는 이론이다.
여러 가지를 잘 융합해야 인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밭도 잘 매고 풀도 잘 뽑고, 떡도 잘 하는 등 종합적으로 잘했다며 집 밖의 일과 집 안 일도 모두 잘 했다고 했다.
요즘 엄마들과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봄이오면 소쩍새가 ‘소쩍소쩍’운다. 그런데 소쩍새가 “소텅소텅”하고 울면 반드시 흉년이 든다고 얘기했단다. 솟이 텅빈다는 뜻이란다. 반대로 “솟꽉솟꽉(솟이 꽉찬다는 의미)으로 들리면 그 해는 풍년이 든다고 어머니가 말씀했다고 했다.
농부는 자연과 함께 살면서 소쩍새 울음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어머니의 경험을 배우며 평생을 살았다고 전했다.
그 어머니가 한 말씀을 그대로 옮기면 바로 시가 된다고 했다. 어머니만 따라다니면 곧 바로 시가 된다고 했다.
자신의 시는 어머니가 한 말을 받아쓴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시인들이 '시 한편 짓는데 피를 말리는 작업을 하다‘고 하는 데 이는 “뻥”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김 시인은 강연 도중 정치 경제 얘기도 양념으로 넣었다. 65년 동안 살았지만 한 해도 경제 위기가 아닌 해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대선 후보들이 경제 살리겠다고 한 말을 믿지 말라고도 했다. 사람이 경제만큼은 만족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이번 대선서 “김용택 시인 시를 읽는 사람을 찍어주자”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자신은 덕지초등학교에 학생으로 6년 다니고 30년을 이 학교에서 교사로 보내 총 36년을 같은 학교에서 보냈단다. 아이들 아버지도 가르치고 아들 딸도 가르쳤다고 했다.
특히 자신은 3학년 수학은 어려워 교장선생님께 사정을 해 2학년만 가르쳤다는 일화도 전했다.
그는 이들 2학년 아이들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정직과 진실이 무엇인지를 배웠다고 했다. 이들의 말은 그대로 믿으면 된다는 것이다.
김 시인은 “세상에 진심이 통하는 삶만큼 아름다운 삶은 없다”며 아이들에게 터특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생은 굳이 많이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며 (돈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도 밝혔다.
새로운 것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글쓰기는 세상을 바로 보는 눈을 길러준다고 했다. 공부도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란다.
자신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한 그루 나무를 정해준다고 했다. 집에 가서 가장 많이 보는 나무를 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 나무를 보고 자신의 느낌을 물어보면서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주게 됐다는 것이다.
어느날 경수에게 “경수야. 동네 느티나무가 어떻게 있든?”하고 물으면 처음엔 “그냥 있어요”라고 하던 경수가 날마다 표현이 달라지더란다. 어느날 경수는 “느티나무 아래 할아버지들이 장기를 두고 있어요. 그 아래 시냇물이 흐르고요. 들판엔 아저씨가 모네기를 해요...”하며 말을 하더란다.
그 것을 써보라고 했더니 시가 되더란다.
이 대목에서 아이들이 썼던 순수한 시와 그림을 영상물로 보여주기도 했다.
나무를 보는 순간 사람이 달라지더라고 했다. 무엇보다 보는 것이 중요하고 자세히 봐야 이해가 되고 나 것이 되고 아는 것이 인격이 된다고 했다.
수명이 길어져 90살까지 살텐데 혼자서도 잘 노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글쓰기는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계속 쓰다보면 글이 된다고 했다.
자신은 21살때부터 할부책을 갖고 공부를 했다고 했다. 10년을 공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엄마가 책을 읽고 글 쓰면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평생 공부하며 사는 것, 매 순간 배우는 것 필요하다고 했다. 공부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밤 8시30분 정도면 잠을 자고 새벽 3~4시 정도면 일어나 책을 보고 신문을 본다고 했다.
자신은 호기심과 관심이 많아 신문 사설과 칼럼을 꼭 읽는 다고 했다. 그래야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시를 쓰는 것이었다면서 시를 이해하면 세상 이치 즉 문리가 터득된다고 했다.
예술적 감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그림을 자주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열심히 살게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잘 하게 될 것이라는 주문이었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하라고 하기 보다 엄마 아빠가 행복하게 사는 보여 행복을 아는 사람으로 키우라고 조언도 했다. 가정에서 행복의 맛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동이 있는 1시간55분 동안 강연이었다. 강연 이후 김용택 시인은 자신의 시를 들고온 주부들을 대상으로 사인도 해주었다.
일산에서 온 한 주부는 “선생님을 좋아해 지하철 타고 1시간30분 들여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시인의 강연을 듣고 돌아가는 주민들 표정이 그렇게 밝게 보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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