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에 한창이다. 백화점 계 양대 산맥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앞 다퉈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고 램프 점등을 시작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 영플라자로 이어지는 건물은 수만 개의 전구가 빛을 발한다. 물론 주변 가로수까지 합세.
11월 초부터 백화점들이 점등시기를 앞세우며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목숨을 거는 것은 고객 유치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침체된 소비를 타개하고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어 보겠다는 속내다.
문제는 이처럼 형성되고 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오롯이 그들만의 잔치라는 점이다. 백화점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있는 남대문 시장과 주변 로드숍의 분위기는 너무도 달랐다.
장 보드리야르는 '소비의 사회'에서 '음식물 섭취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음식물을 둘러싼 문화체계는 무한하다'고 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닫힌 요즘 벌써부터 크리스마스라는 새로운 분위기를 앞세워 소비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 그들이 밝은 빛을 내면 낼수록 주변은 더 어두워질 수 있다는 것을 한번쯤은 재고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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