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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는 마魔의 10년, 준비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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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자)들의 은퇴 러시가 본격화한지 어느새 1년을 맞는다. 한국경제에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예상되는 중대 이슈이니만큼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언론은 “향후 10년 간 150만 명 대량 퇴직”이니 “노동인구 감소로 잠재성장률 하락”이니 “세수 감소로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재정악화” 같은 적색경보를 일제히 발령했다.

그렇다면 ‘베이비부머 은퇴 쇼크’가 본격화한 지 1년을 앞둔 지금, 우리에게 체감되는 변화의 지표는 어떤 것일까? 가장 분명한 신호를 보이는 곳은 역시 부동산 시장이다.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의 몰락은 단순히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 현상만이 아니라 극심한 경기 침체와도 결부지어 생각할 내용이긴 하지만, 대형 위주의 전원주택 시장이 중소형으로 바뀌고 있다거나, 전에는 드물었던 전원주택 전세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은 이후에도 가속화할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해준다.
또한, 그동안 주택 시장에 밀려 찬밥 취급을 받던 상가 투자가 급부상한 것도 올해 초부터의 일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하면서 치킨집이나 베이커리 같은 소자본 창업을 꾀하는 이들이 많을 것에 대비해, 이들을 상대로 한 부동산 투자가 특수를 누렸다는 뜻이다. 결국 베이비부머는 돈을 못 벌었어도, 베이비부머를 상대로 한 장사는 재미를 본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시중은행들도 커져가는 ‘은퇴자 대상 비즈니스’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한때 대세로 꼽혔던 PB시장이 금융사들의 각축장인 ‘레드오션’으로 바뀐 반면에, 은퇴시장은 해마다 150만명씩 불어나 10년 간 성장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결국 55세에 퇴직해 세상에 나와 보면 돈 벌 길은 막막하고, 여기저기 돈 털릴 일만 지뢰밭으로 깔렸다는 게 당연하면서도 냉혹한 세상의 현실이다. 재산이라고는 달랑 집 한 채인데, 1969년 이후 출생자의 경우엔 국민연금이 개시되기까지 10년의 엄동설한을 견뎌야 한다. 이래서야 울며 겨자 먹기로, 살고 있는 집이라도 담보를 잡혀 소자본 창업을 하는 뻔한 시나리오를 피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본지가 지난 10월 22일 ‘50플러스 행복 충전의 날’ 행사를 개최한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다. 은퇴 후 ‘인생 이모작’에 성공한 베이비부머을 초청해, 그들의 노하우를 결집하고 체계화하여 이후 세대들에게 하나의 성공 모델로 알리자는 뜻이다. 나 역시 2차 베이비부머(1968~1974년 출생자) 세대로 은퇴 준비를 코앞에 두고 있으니, 이들의 성공담을 듣는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홀로 움막에서 새우잠을 자며 야산을 개간하는 등 호두농사 준비에만 15년이 걸렸다는 ‘대산농산’의 김형광 사장, 비가 오면 물이 발등까지 차는 지하공장에서 우리 입맛에 맞는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절치부심의 나날을 보냈다는 ‘케빈즈파이’ 황규철 대표, 창업에 실패한 후 폐지까지 주우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다 보니 ‘문서보안 및 파쇄 전문회사’ 라는 창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모세시큐리티’ 조영욱 대표 등등. 누구나 일순 가슴이 뜨거워지고, 먹먹해지며, 조금은 부끄러운 심정으로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 얘기들이다. 모쪼록 이번 호 특집에서, 그 감동과 노하우를 속속들이 챙겨가시라.

끝으로 내가 느낀 한 줄 교훈. “인생 이모작에 성공하려면 자녀를 위한 교육비만 떼지 말고 ‘나를 위한 교육비’도 책정하라.” 준비된 은퇴 설계만이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는 당연한 얘기를 골수까지 각인시켜 준 뜻 깊은 자리였다.

컨텐츠 총괄국장 구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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