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3사 중 이번 가을정기세일로 함박웃음을 띤 곳은 신세계 백화점이다.
특히 이번 세일은 추석 직후에 시작돼 추석기간 대규모로 유통된 상품권 회수 수요와 9월 마지막 주말부터 10월 첫째 주까지 이어진 중국 국경절 연휴 특수, 상반기에 윤달로 미뤄 진 가을 혼수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매출이 크게 활성화됐다.
또 세일 기간 후반부 낮 최고 기온이 17도, 최저 기온은 6도까지(서울 기준) 떨어지는 반짝 추위가 찾아오면서 가을 의류, 특히 두터운 아우터류의 판매가 치솟으며 힘을 보탰다.
윤달로 미뤄진 가을 웨딩 시즌을 맞아 가전·혼수제품도 두 자릿수씩 매출이 증가했다. 가전은 30%, 쥬얼리·시계 20%, 테이블웨어 25%, 냄비, 프라이팬, 칼 등의 조리기구와 가구가 각각 22%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또한 백화점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패션의류와 잡화 매출이 두자릿수대의 신장세로 크게 돌아섰다. 매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여성의류의 경우 여성캐주얼 12%, 영캐릭터 11%, 수입 여성 10%, 란제리 11% 등 대부분 10%를 상회하는 신장율을 기록했다. 패션 잡화부분에서도 핸드백이 24%, 액세서리가 20%, 구두가 14% 신장했으며 해외명 품도 15%의 두자릿수 신장을 기록했다.
이재진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객단가는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특가 세일상품 및 기획상품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 전체 매출신장률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일부터 21일까지 가을 정기세일 기간동안 매출이 전년대비 5.7% 늘어 신세계백화점보다는 낮지만 소폭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매출 강세를 보인 상품군은 역시 아웃도어가 대세였다. 롯데백화점의 아웃도어 상품군은 전년 이월물량 확보로 사상 최대 행사가 진행돼 전년대비 25%가량 고신장했으며 행사 매출은 80% 이상 신장했다. 스포츠·글로벌 SPA 브랜드들와 해외 패션도 고신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패션도 명품 시계 매출 호조로 24.1% 매출이 증가했으며 이 중 시계 매출은 42.9% 급증했다. 이외 구두·핸드백은 6.9%, 패션잡화 4.0% 씩 늘었고, 신혼부부들의 수요에 따라 화장품 6.0%, 가전 2.1% 등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남성·여성 패션상품군에서는 매출 신장이 두드러지지 않아 남성 1.0%, 여성복 2.3%로 저신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행사 매출 구성비가 약 25%로 전년보다 5% 가량 올라가는 등 정상상품을 세일하는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이월·기획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의 실속 쇼핑 트렌드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정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 3사 중 상대적으로 가을 정기 세일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곳은 현대백화점 이다.
앞서 두 백화점과 같은 기간동안 이뤄진 현대백화점의 가을정기세일에서는 신규점포인 충청점을 포함할 경우 매출이 3.0% 신장했지만, 기존 13개 점포를 기준으로 할 때에는 신장율이 -1.5%로 역신장했다. 가을세일 일평균 신장율은 기존 13개 점포 기준 -1.8%, 충청점 포함시 -1.2%로 나타났다.
기존 점포를 기준으로 부문별 신장율을 보면 가을 신상품 출시와 시즌 오프 행사 등으로 호조를 보인 명품잡화가 12.9% 증가했으며 대형 가전제품 교체 수요와 상반기 윤달영향으로 몰린 혼수 용품 판매 호조 등으로 가정용품은 12.7%, 준보석류는 6.3% 늘었다. 가을 날씨에 힙입어 레저 스포츠 용품 역시 7.5% 신장했으며 영패션의류는 5.7% 증가했다.
그러나 남성·여성의류 및 화장품의 신장율은 평균 -2%에서 -5%까지 역신장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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