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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생 박 "어둠에서 빛을 찾고 싶다"

최종수정 2012.10.19 11:06 기사입력 2012.10.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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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오랫동안 어둠에서 고통스러웠다."

한국계 미국인 생 박은 문화가 주는 충격에 휘말렸다. 한류를 타고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알고 있다. 생 박이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는 달랐다. 그는 두 살 때 미국으로 갔다. 우리나라 말은 전혀 모른다. 그런 그가 최근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려(Wait Until Twilight)'라는 소설을 내놓았다. 24살 때 처음 한국을 찾은 생 박은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자신은 미국인이라고 느꼈던 생각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내 외모는 한국인이다. 미국에서 내 외모를 두고 왜 백인과 흑인들과 다른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나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모습은 같았는데 생각은 달랐다. 외모는 한국인이었는데 생각은 미국인이었다. 어디에도 설 수 없는 혼란에 나는 서 있었다."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생 박 "어둠에서 빛을 찾고 싶다"
'땅거미가 질 때까지 기다려'는 조지아대를 다니다 한국에서 5년 동안 대학 영어강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남부의 이야기를 생 박의 시선으로 적었다. 엄마를 잃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열여섯 살 소년이 기형적인 세쌍둥이 아기들과 그들의 폭력적인 형을 만난 후 스스로 어두운 충동과 마주하며 갈등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생 박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춘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로 8일 동안 친구들과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몸은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마음은 정말 상쾌했다. 내 곁에 나와 같은 한국인이 있고 그들과 땀을 흘리며 부산에 도착한 날, 우리는 사우나에 갔다. 이 모든 것이 어둠에 있던 나를 빛으로 이끈 하나의 사건이었다."

생 박은 그래서 어둠과 빛에 대한 갈망이 강하다. 그는 아직도 미국인인지, 한국인인지에 대한 '고민의 어둠'에 빠져 있다.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나타나 자신에게 정확한 해답을 주면 좋겠는데 현실은 아니다. 그가 스스로 찾아야 하는 문제이다.

"명상을 한다. 사찰에 가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이런 고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아직 나는 어둠에 갇혀 있는 것 같다. 한국에 머무른지 몇 년이 돼 가지만 아직 정확히 내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의 소설에는 기형적으로 태어난 세 쌍둥이가 나온다. 그러면서 그는 '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람은 어둠에서 태어났지만 자라면서 빛을 받는 존재이다. 누구나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소설 속의 '기형아'와 현실의 '생 박'은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낸다.

"한국에 오랫동안 머물고 친구를 사귀고, 여행을 하면서 이제 나도 서서히 내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물론 아직 정확히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알 지는 못한다. 이제 어둠의 고통과 고민에서 조금씩 빛이 비치는 곳으로 가고 싶다. 내 소설은 그 과정의 하나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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