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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뛴다'論이 많지만, '글쎄'論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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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바닥론'을 바닥취재하다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부동산 거래량이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압구정 현대 아파트 경매낙찰가율이 71%로 높아졌다. 단기적으로는 반등 신호로 판단된다."(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지난 7월부터 전국 아파트 시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9월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바닥을 논할 때가 아니라 본격적인 침체를 논할 때로 보인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
부동산 경기 바닥 논쟁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주장은 서로 갈리고 있다. 기본적으론 최소한 저점에 근접해 있다는 '바닥론'과 추가 하락 가능성을 주장하는 '시기상조론'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보면 '주택 유형별', '지역별'로 현상을 구분해 봐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오피스텔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이나 소형 아파트,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 기미가 보인다. 그러면서도 전체 시장의 추세 전환을 논하기엔 역부족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거래량 감소가 최저점을 의미"= 박합수 팀장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금융위기 후 월평균 4만5000건에 달했던 전국 주택 거래량이 지난 8월 3만1000건까지 내려 앉은 뒤 석달 연속 3만건대에 머물러 있다"며 "거래량을 판단하면 경기가 최저점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전반의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9ㆍ10 대책으로 급매물 위주로 소화가 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V'자형 반등 곡선을 그릴 수 있지만 추격 매수세가 따라 붙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 역시 현재 부동산 경기가 '바닥 다지기'라는 데 동의했다. 조 교수는 "부동산 경기는 일반적인 경제 상황, 국제 금융시장의 환경, 인구, 사회적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지는 데 부동산 시세가 상당히 저점에 와 있고, 이에 따라 하락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국지적으로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하나의 잣대로 재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전제를 붙였다. 조 교수는 "최근 수년간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었던 지방은 올랐고, 수도권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었다"며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상품별로는 소형주택이나 수익형 부동산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시장 상황 판단에 대해 쐐기를 박았다. 권 장관은 지난 15일 "조심스럽지만 바닥을 탈출할 때가 다가오고 있지 않느냐 생각하고 있다"며 "(경기)싸이클 상황을 봐도 그렇고 '버블 세븐' 등 주택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역별ㆍ형태별 온도차 '현격'= 시장 상황을 선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데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동의했다. 김현아 박사는 "통계적으로 봤을 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주택가격이 부산은 22%, 경기도 연천의 경우 무려 43%가 올랐다"며 "수도권은 하락폭이 커지고 지방의 경우 상승폭이 둔화되는 추세여서 전체적으로는 하락세가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기 후 수도권에서도 중소형 주택은 가격이 소폭 상승, 부동산 경기에 대한 계층별 체감지수가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수도권 지역의 66~99㎡(20~30평) 소형 주택 평균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후 지난 9월 말까지 1억9938만원에서 2억314만원으로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저가 매수를 염두해 두고 실제 매입에 나선 서민층의 경우 오히려 가격이 올라 어리둥절해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9ㆍ10 대책 이후 압구정동 등 그동안 시세하락을 주도했던 강남 일부 지역에 대한 매수문의가 늘어나는 등 예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박합수 팀장은 "21억원에서 11억원까지 입찰기준가가 떨어졌던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최근 14억원에 낙찰됐다"며 "압구정 아파트 낙찰가율이 70%를 넘어선 것은 과거와는 다른 시장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윤 책임연구원도 "9ㆍ10 대책 후 미래에셋 창구에 압구정동 중대형 아파트 매수에 대한 투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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