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방안 토론회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과도한 금융계열사 몰아주기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을 지적하고 빠른 시일 내에 직접적인 비율규제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10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방안에 대한 토론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과도한 계열사간 몰아주기는 금융소비자와 이해상충을 발생시키고,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계열사간 거래에 대한 직접적인 비율규제, 시장구조 개편 등을 포함한 다각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퇴직연금(50%), 변액보험(40%), 펀드판매(40%) 등의 영역에서 계열사간 거래를 지나치게 몰아주는 관행이 지속돼 왔다"며 "'선관주의'라는 큰 틀에서 계열사간 거래를 스스로 통제하는 시장의 자율기능이 미흡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정순섭 서울대학교 교수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송 실장은 발표를 통해 계열사 펀드판매, 보험사 변액보험 위탁, 퇴직연금사업자 계열사 물량 등의 한도를 5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과도한 계열사간 거래가 금융회사 건전성을 해치고 투자자 이익에 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방안의 요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면서 "추가로 금융소비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펀드 수가 너무 많고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 방대해서 일반 투자자는 이 정보들을 가지고 좋은 펀드를 골라내기 어렵다"며 "정책당국이나 독립기관에서 호텔에 등급을 부여하듯 운용사나 펀드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신뢰성 있는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토론을 통해 "금융산업에서 판매채널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계열사를 통해서 손쉽고 과도하게 판매하는 관행이 지나치다"며 "계열사 몰아주기는 일종의 '순혈주의'라고 볼 수 있고 이런 관행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계열사 몰아주기로 판매처가 확보된 상황에서는 창의적인 상품을 개발해야 할 유인도 부족해진다"며 이로 인해 시장 전체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계열사 몰아주기의 부작용"이라고 덧붙였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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