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은 10일 김소영(46·사시29회·연수원19기)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제청했다.
김 후보자는 제청대상자 4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대법관으로 관심을 모았다. 함께 선정된 제청대상자에는 유남석(23회·13기) 서울북부지법원장, 이건리(26회·16기)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최성준(23회·13기) 춘천지법원장이 있었다.
다만 여성 대법관 임명제청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됐다. 전수안 전 대법관이 물러났지만 박보영 대법관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양 대법원장도 최근까지 "대법관 후보로 올릴 만한 여성 법관의 수가 너무 적다"고 밝혀 여성 대법관 천거는 비관적으로 보였다.
양 대법원장은 줄곧 '평생법관제'를 강조해왔다. 평생법관제는 법원장 등 고위직에 올랐다 임기가 끝난 뒤에도 법원을 떠나지 않고 정년까지 법원에 남아 재판 실무를 맡는 제도다. 이 때문에 기수가 낮은 김 후보자의 발탁은 평생법관제 정착을 위해서도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윤 공보관은 "평생법관 제도는 일반법관에 해당하고 과거와 달리 분위기가 변해 연수원 기수가 낮은 사람이 대법관이 된다고 선배 기수가 사직하거나 하는 것은 사라진 듯하다"고 밝혔다.
관행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던 검찰 몫이 사라졌다는 점도 예상외다. 김 후보자의 자리는 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검찰 출신인 김병화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후 다시 검찰 출신 인사가 대법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제청대상자 가운데 이건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유력한 임명제청 후보로 본 것도 같은 의미에서다.
한편, 김 후보자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정신여고,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9회)에 수석 합격한 했다. 김 후보자는 법원행정처 최초로 여성 심의관을 지냈고 정책총괄심의관, 대법원의 첫 여성 부장급 재판연구관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현재 만 46세 11개월로 대통령 승인을 거쳐 임명이 확정되면 이회창 전 대법관(임명 당시 만 45세 10개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나이에 대법관에 오르게 된다.
윤 공보관은 "김 후보자가 대법관에게 필요한 덕목을 고루 갖췄고 가치관 및 철학에 있어서도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 입장을 충실하게 대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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