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메타물질'로 빛 제어… 광메모리 소자 개발 가능성 열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그래핀+메타물질'로 빛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손톱보다 작은 초소형 광변조기나 광메모리 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자연에 존재하는 2차원 물질인 그래핀과 국내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인공적 2차원 메타물질을 결합해 빛의 투과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광메모리 등 다양한 그래핀 광소자에 대한 개발 전망이 밝아졌다.
그래핀은 고유의 전자구조로 인해 근적외선과 가시광선의 약 2.3%의 빛을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투명전극으로 응용된다. 투명전극은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평판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이나 태양전지 개발에 매우 중요한 전자부품 중 하나이다.
전 세계 연구자들은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극대화해 반도체와 투명전극 등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반면 그래핀이 지닌 특성 중 하나인 광학적 투과도는 전기적인 방법으로 제어하는데 한계가 있고, 데이터를 빛으로 주고받을 때 광변조의 폭도 좁아 광변조기나 광소자로 응용되기에 제약이 있어 연구자들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민범기 교수(39) 연구팀은 파장의 100만분의 1인 얇은 두께(0.34 나노미터)의 그래핀과 메타물질을 결합함으로써 빛의 투과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그래핀만 사용했을 때보다 수십 배 이상 광변조의 폭을 높일 수 있음을 증명해 냈다.
이번에 개발한 '그래핀 메타물질'은 매우 얇고 잘 휘어지는 고분자 기판 안에 그래핀과 메타물질(금으로 된 벌집모양의 인공원자) 및 전극이 집적화돼 전기를 이용해 빛의 투과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그래핀 메타물질은 투과되는 빛의 세기와 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적 이력현상을 이용해 빛의 투과도를 기억해 그래핀 광메모리 소자로 응용 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지난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굴절률 높은 메타물질을 제작해 '네이처'에 발표했는데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만든 메타물질의 특성을 그래핀과 접목해 광학적 특성을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민범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10억분의 1미터인 나노미터보다 얇은 두께에서 빛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손톱보다 작은 초소형 광변조기나 광메모리 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민 교수를 비롯해 이승훈 박사생(제1저자, 30세), ETRI 최무한 박사(제1저자, 41세) 및 김튼튼 박사(제1저자, 31세)가 주도하고 이승섭 교수, 최성율 교수, ETRI 최춘기 박사, 미국 UC버클리대 샹장(Xiang Zhang) 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Nature Materials' 최신 온라인 판(9월 30일자)에 게재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