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꽃다발 바치고 싶은 마음 작품에…
첫 여성 주인공 소설 올해말 출간 앞두고…
"'여성'에게 꽃다발을 받치고 싶은 마음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
어린 시절 할머니, 어머니, 고모, 누나들과 함께 살며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가져왔다고 밝힌 성석제.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소설을 꼭 쓰겠다는 결심을 행동으로 옮겨졌다.
"여성이 가진 아름다움의 본질, 그것이 뭔지 찾아보고 싶었다."
소설이 이 시대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를 물었다. "소설은 비루하고 비참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빚을 많이 지고 있는 장르다." 잘난 사람에 대해 쓰면 전기가 된다고 말했다.
비참할수록 그 상황을 극복해내는 것이 빛이 난다는 것.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가져와 설명했다. E=mc²이라는 식이다. 물체가 질량(m)을 갖게 되면 mc²이라는 매우 큰 에너지(E)를 갖게 된다. 인간도 자신의 질량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라고 성석제는 강조했다.
"조건만 맞아떨어지면 손가락 하나로 지구를 날려버릴 수 있는 게 인간이다. 그걸 알면서도 지구를 날려버리지 않으니 더 위대하지 않느냐."
이제까지 출간된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 올 초 출간된 '위풍당당'에서도 상처입은 주인공들이 모여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 속 어떤 어려움도 그의 손을 거치면 극복 가능한 것으로 묘사된다.
비법을 물었다. "작가가 그 자체에 너무 감정이입이 되면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없으니 너무 깊이 함몰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라…"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치유법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번 상처를 입으면 평생 간다. 자라면 자랄수록 그 상처가 더욱 커진다. 인간이 생명이기에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속성이 있다. 주변에서 가족, 친구 등이 같이 상처를 끌어안고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위풍당당'에서 그는 혈연으로 묶이지 않았지만 서로 의지하고 사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그렸다. 피를 나누지 않은 사이에도 호칭 하나로 연대감이 생기는 게 인간이라는 것이다.
글 쓰는 일을 고통으로 표현하는데 그는 "글 쓰면 건강해지고 장수할 수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적당한 자아도취가 있고 내가 써놓고도 이렇게 잘 쓸 수가, 하고 감탄하는 거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또 "소설을 계속 쓰다보면 자칫 동어반복이 될 수 있다"며 "아직까지 독자의 노골적 항의는 없었지만 장차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늙으면 그럴 수 있으니 이해해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했다. 성석제 특유의 낙천적 대처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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