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1일 기준 돼지고기 1kg 도매가격 평균은 3675원을 기록했다. 구제역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0년10월27일 kg당 3496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해 6월 최고 7700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55% 이상 하락했고, 9월 평균 도매가격(5456원)과 비교해도 33% 가량 내린 값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돼지고기 생산량은 구제역이 영향이 남아있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3% 이상 생산량이 늘었고, 구제역 발생 이전인 2010년과 비교해도 11% 이상 생산량이 증가했다.
김원태 농업관측센터 연구원은 "소비부진으로 인해 돼지고기 재고가 크게 늘었고, 공급량은 구제역 이전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구제역 여파로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한 돼지고기 재고가 여전히 창고에 남아있다는 점도 돼지고기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대적으로 추석을 전후한 명절에는 돼지고기보다 한우 등 소고기 수요가 늘어난 다는 점도 돼지고기 값이 힘을 받지 못하는 원인 중에 하나다.
이 같은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는 이달 초 모돈(母豚) 8만마리와 불량 자돈(子豚) 10만마리를 10월까지 단계적으로 도태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돼지고기 가격 상승 효과는 11월 이후에나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돈과 불량 자돈의 경우 등외로 판정되기 때문에 일반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공급량을 떨이 뜨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직접적인 가격 변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모돈 등의 도태 이외에 돼지 뒷다리 2만t을 비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돼지고기 가격은 10월달에 바닥을 치고, 내년 설을 전후로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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