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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이 기업]통합 3주년, LH는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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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된다'를 '된다'로 이지송의 '개혁 연금술'.. 빚 안고 시작한 공기업 "재무개혁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출범한 지 꼭 3년을 맞았다. 출범 당시엔 두 곳의 부채가 합쳐진 탓에 하루 이자만 100억원에 달하며 '공기업 빚의 대명사'라는 힐난을 받았다. 또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통합 추진과정에서 두 조직 간 뿌리깊은 적대감이 축적돼 있었다. 3년만에 LH는 환골탈태했다. 초대 사장에 낙점된 이지송 사장은 특유의 뚝심과 돌파정신, 현장경영을 통해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고 동시에 직원들의 반목을 치유하며 화학적 결합을 빠르게 성사시켰다. 결국 올 들어 통합 후 처음 공채 신입사원까지 뽑을 정도로 경영이 안정됐다. 본사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높이고 봉사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기여 또는 국가대표급이라는 평가를 끌어내기에 이르렀다. '이지송식 경영'이라는 단어가 다시금 나오게 된 배경이다. LH의 3년을 돌아보고 '포스트(post) 이지송' 시대의 과제를 짚어본다.
2010년 12월7일 파주운정3택지지구 주민들이 LH 본사 앞으로 몰려와 텐트를 치고 사업착수를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지송 LH 사장은 추운 날씨에 주민들이 걱정된다며 텐트를 방문해 밤샘 토론을 했다. 재정이 나아지면 보상부터 시작하겠다는 이 사장의 약속에 주민들은 사흘만에 농성을 풀고 집으로 돌아갔다.

2010년 12월7일 파주운정3택지지구 주민들이 LH 본사 앞으로 몰려와 텐트를 치고 사업착수를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지송 LH 사장은 추운 날씨에 주민들이 걱정된다며 텐트를 방문해 밤샘 토론을 했다. 재정이 나아지면 보상부터 시작하겠다는 이 사장의 약속에 주민들은 사흘만에 농성을 풀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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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지난 2009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역사적인 통합공사 출범이라는 기쁨도 잠시, 토공과 주공이 각각 경쟁적으로 벌여놓은 수많은 사업을 정리하는 일이 급했다. 두 기관이 정치적 이해관계로 나온 사업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서로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각자의 재무역량을 넘어선 정책사업을 무리하게 벌여왔던 탓이다. 때문에 LH 출범 당시 부채는 두 기관을 모두 합해 108조원에 달했다. 하루 이자만 100억원이 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압박을 준 것은 414곳에 달하는 전국의 사업장들이었다. 무리한 사업확장의 결과물들이다. 이 중 아직 보상에 들어가지 않은 사업장만 138곳, 사업비 투입규모로 보면 143조원이었다.
침몰 직전인 현대건설을 정상화시킨 이지송 사장은 출범 당시 LH에 놓인 수많은 현안을 살펴보고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LH가 보유한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금현황이 심각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대로 상황이 지속되면 LH의 존립여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2009년 말 기준 LH의 재무현황은 자산 130조원, 부채 109조원, 금융부채 75조원이었다. 여기에 금융부채 비율은 자본금 21조원 대비 361%에 육박했다.

◆경영안정…눈치보기식 사업확장 관행 깼다= LH가 출범 때부터 부실한 재무상태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정부 당국 등이 공감대를 표했다. 이 사장은 이 때부터 특유의 뚝심을 발휘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내부 직원이나 사업 지역 인근주민, 또는 지방자치단체, 국회의원, 정부 등 이해 관계자들의 눈치보기식 사업확장을 철저히 지양했다.

대신 수요와 사업 타당성에 기반해 사업지구를 재조정했다. 그 결과 414개 지구에 이르는 사업 물량 가운데 미착수된 신규사업 138개지구 196㎢, 143조원 규모의 사업에 대한 조정계획을 수립했다. 이 사장은 사업이 취소된 지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이해를 구하는 등 현장 속에서 답을 찾았다. 천막 농성중인 주민들의 고충을 나누는 차원에서 천막에서 하룻밤을 노숙하며 이해를 구했다.
무엇보다 LH가 정책 수행과정에서 입을 수밖에 없는 손실을 정부가 보전할 수 있도록 법적 토대를 만든 점이 돋보인다. LH의 사업이 대부분 정부를 대신해 수행하는 사업인데 그동안엔 손해가 나면 그대로 LH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돼 왔다. 이에 이 사장은 'LH손실보전법'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정부와 국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이 사장은 도덕적 해이는 강도높은 근무기강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지만 정책수행과정의 손해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며 법안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결국 법안을 국회에 상정할 수 있었고 1년여 만인 2010년 12월29일 LH사업의 손실보전 근거를 담은 'LH공사법'이 개정됐다.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체질개선= LH가 3년 만에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것은 이질적인 조직을 융합시키고 체질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공기업 조직의 방만함과 업무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수시로 현장을 찾아 빈틈이 없는지 살피고 휴일마저 반납하며 발빠른 대처를 독려했다. 특히 조직을 일신하기 위한 인사시스템 개선은 세간의 화제가 될 정도였다.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7단계의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1, 2급 직원 75%를 물갈이했다. 또 304개 직위에 젊고 유능한 차세대 리더로 하위 직급자를 대거 발탁해 조직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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