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전세' 사는 사람들 울고있는 사연"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강 이남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40%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기간 한강 이북의 상승치 30%보다 10%p 높은 수치다. 특히 송파, 강동, 서초 등 강남권 아파트는 5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1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2012년 9월 현재까지 한강 이남의 전셋값은 40%, 한강 이북은 32% 치솟았다. 특히 한강 이남은 강남권의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며 인근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이중 송파구의 전셋값은 3년 9개월 동안 57.9% 상승해 서울 자치구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동(53.9%), 서초(47.94%)가 뒤를 이었고 강북권 중 한강과 맞닿아있는 광진(45.7%), 성동(38.7%)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초, 송파, 강동은 2008년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입주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단기적으로 전셋값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 이들 지역은 2008년 당시 송파 리센츠와 잠실파크리오, 강동 롯데캐슬퍼스트, 서초 반포자이 등 3만가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공급되면서 전셋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송파는 2007년말 3.3㎡당 708만원에서 2008년말 636만원까지 떨어졌다. 서초와 강동도 같은기간 각각 3.3㎡당 74만원, 53만원 하락했다. 하지만 2010년 재계약 시점을 맞아 전세난이 겹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2009년부터 가격 회복이 진행돼 2009년말 송파 824만원, 서초 973만원, 강동 597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5년 미만 신축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셋값 상승이 가장 컸던 5개 자치구의 5년 미만 신축 아파트의 전셋값은 77%나 뛰었다. 강동 암사동 ‘롯데캐슬 퍼스트’ 전용 84㎡형은 2009년초 2억원 초반대에서 9월 현재 3억5000만원으로 1.7배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 역시 입주 당시에 비해 2배 가량 치솟았다.

한강 이북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가 뛰어난 마포 일대 전셋값도 눈에 띄었다. 2009년초에 비해 30.24%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상암동, 신공덕동에 위치한 아파트는 마포구 전셋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적게 오른 지역은 은평(24.27%), 서대문(25.21%) 등 한강 이북에 대거 집중됐다. 이어 도봉, 노원, 강북 등 한강 이북에 위치한 자치구가 하위 5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은평구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은평 뉴타운 등에 2만가구 가량이 입주해 일대 전세 수요를 흡수하면서 상승폭을 제한했다. 여기에 은평구와 가까운 서대문구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도 저렴한 물건을 찾는 신혼부부나 직장인들의 문의가 꾸준하다는게 도봉구 일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조성근 부동산114 연구원은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단지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추석 이후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출퇴근 등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대규모로 공급되는 아파트를 살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 부동산114

배경환 기자 kh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