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장병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복류가 곳곳에서 불량투성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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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전투복이 제작된 것은 지난 2008년 12월부터다. 지경부가 전투복의 원단소재 개발연구 예산을 지원하고 전투복의 소재 선정을 맡았다. 국방부는 기술ㆍ운용 시험평가, 규격ㆍ명세서 작성 등의 업무를 맡았다. 이외에도 신형전투복 개발에는 국민대, 국방부, 지식경제부, 차세대 국방섬유 개발협력 협의회, 육군, 국방기술품질원, 방위사업청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하지만 N업체가 납품한 신형 전투복은 불량이었다. 국방기술품원에서 기술 검사한 결과 10만7000벌이부적합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방사청은 총 12억원 가운데 2억2000만원을 변상 조치토록 하고 그대로 구매했다. 이 군복은 현재 훈련소에 보급되어 신병들이 입고 있다.
운동화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22일부터 7월17일까지 102, 306보충대에 입소한 신병 1만2544명에게 운동화가 보급되지 않았다.
훈련소에 운동화는 운동화 2만3000여 켤레가 보급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지만, 보급 물량이 가장 많은 260~280㎜ 치수의 신발은 없어 보급하지 못했다. 입대하는 대부분 병사가 이 치수의 신발을 싣는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감사 보고서는 "치수별 조달 판단 착오로 260~280㎜ 치수를 적게 조달했다"면서"운동화 치수별 예측체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은 병사들에게 보급되는 운동화 단가가 켤레당 1만1천117원으로 사관생도보다2.6배나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사관생도에게도 병사와 똑같은 운동화 보급을 검토하고 있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기능성 전투화도 육군 베레모도 마찬가지다. 기능성 전투화는 작년 초 개발에 착수해 그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납품되어 보급됐다.
그러나 각개전투 때 전투화 앞부분(앞 코)이 닳고 긁히는 현상이 발생했다. 감사원이 감사한 결과 전체 가죽 두께는 기준을 충족했으나 엎드려 자세 등일 때 앞 코가 바닥에 닿아 긁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급 전 병사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시험평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군은 2010년 6월 전투모 대신 베레모를 착용하기로 했다. 이듬해 10월 육군 전 장병에게 베레모가 보급됐다.
하지만 제작 업체가 시제품과 달리 필링(마찰로 피복 표면에 작고 동그란 보풀이 나는 현상) 등의 항목에서 규격 미달인 불량품 10만2000여개를 납품, 보급 계획에차질이 생겼다.
이에 육군은 보급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구매요구서의 필링 기준을 낮춰 규격이 맞지 않는 제품 2만2295개를 납품받아 보급했다. 사용하는 장병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표적인 탁상행정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작년 10월 기준을 낮춘 관련자 4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런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국방위에 비공개로 보고했으며,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기자들의 요구는 거절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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