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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송종호 청장 "상품 파는 해외보부상 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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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 앞장···미국, 독일에 한국상품전용관 개설 성과

"중기청장 두명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전 해외보부상 뛸 것"
송종호 청장의 셀코리아 리더십


[아시아초대석] 송종호 청장 "상품 파는 해외보부상 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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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기 청장이 두 명이면 어떨까요."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은 '농담'처럼 말했지만 표정은 진지했다. "그러면(중기 청장이 두 명이면) 나는 우리 기업의 우수한 상품을 해외에 팔러 다닐 것입니다. 또 다른 청장은 국내에서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면 되지 않을까요." 우스갯 소리지만 현실적인 고민이 담긴 자문자답이었다.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하도록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라는 자기 다짐이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통할 것이라는 확신도 묻어났다. 취임 9개월여가 지난 송 청장은 그만큼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 해외 판로개척, 中企 성장에 한몫= 지난 8월31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송 청장은 '글로벌 보부상'을 마다하지 않았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홍보하기 위해' 그가 직접 해외에 나갈 때는 현지 파트너의 지위가 달라진다. 우리 물건을 살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마중나온다는 것이다. 각국의 정부기관들도 관심을 갖는다. 협상 결과가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만든 제품의 기술력이나 상품성은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습니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는 자부심을 갖고 영업할 수 있죠. 중기청장으로서 구매상담회를 진행할 때 우리 기업 상품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자신감 있게 소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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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침체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송 청장은 해외 판로 개척을 강조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스스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비용이나 브랜드 인지도, 네트워크 등이 열악하다. 송 청장은 자신이 직접 중소기업인들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을 이끌고 해외에 나가 현지의 주요 유통업체들과 상담을 하면서 우리 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올 5월 미국 월마트, 타겟, 홈디포 바이어들을 만났고 8월에는 독일의 에데카, 메트로 등 대형 유통망과 구매상담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안에 이들 매장에 한국상품전용관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연이은 성과는 국내 제품의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독일 출장길에서는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칼꽂이가 화제를 낳았다. 독일산 원목 칼꽂이는 오래 쓰다 보면 나무 밑에 곰팡이가 생기기 마련인데 우리 제품은 전기 기술을 접목시켜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송 청장은 "독일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기능을 상품화한 것이 먹혀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 제품의 우수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청장의 해외 방문은 하반기에도 줄을 잇는다. 연내 러시아와 남미에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전용관을 개설한다는 목표다. "벌써부터 좋은 가격에 질 좋은 우리 상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그는 귀띔했다. 시장개척단에 포함될 국내 우수 상품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당장 오는 4일 해외 전용매장에 선보일 우수 제품들을 선별하는 국내 테스트 매장을 오픈한다. 서울 목동 소재 행복한백화점 4층에 중소기업 우수상품 전용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상품들을 선별해 해외 전용 매장에 입점시킨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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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 생업 안전망 적극 확충= 중기의 해외 진출만큼이나 송 청장이 고민하는 것은 전통 시장 활성화다. 지난해 12월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을 전통시장에서 갖은 것도 그 때문이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몇 가지 활성화 정책을 새로 준비하고 있다. 추석 상품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이 전통시장을 이용토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주요 전통 시장의 대표적인 상품들을 소개하는 카탈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엄격하게 선정한 시장별 우수 상품들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이 카탈로그를 대기업들에 배포할 예정입니다. 식재료나 생활용품, 선물용 상품을 주문하면 시장경영진흥원을 통해 택배로 배송됩니다."

앞서 온누리 상품권, 나들가게 육성 등의 정책도 추진해 전통 시장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는 시장은 매출과 신규고객이 각각 14.9%, 11.6% 증가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맞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 나들가게는 꾸준한 지원정책으로 매출 23.2%, 고객 21.2%가 늘었다. 송 청장은 소상공인진흥계정(기금)도 신설해 내년부터 정부출연금 42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대기업에 비해 위기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 지원도 송 청장의 관심사다. 올 6월 30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절반 이상인 56.7%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위기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기인식 기업의 39.4%만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뿐이었다. 중소기업의 위기 대처 능력이 그만큼 미흡한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올 2월 도입한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도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송 청장은 중소기업들이 가장 고민할 점에 대해 '체질강화'라고 강조했다.

"사람은 건강관리를 통해 병을 치료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려고 합니다. 하지만 기업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단과 치료를 받는데 인색하죠. 기업도 건강관리를 통해 위기대응 능력과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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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은 그동안 4500여개 중소기업이 진단을 신청해 3800여개사에 대해 진단을 실시했다. 또 2100여개사에 대해 3644건의 처방전을 발급했다. 송 청장은 건강진단 결과에 맞춰 융자,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30% 이상(융자 1조원, R&D 3000억원 규모)을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은 해외 중소기업기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달 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가 열렸는데 우리의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중소기업 맞춤 지원책이기 때문이었죠. 이달 중순께 싱가포르의 중소기업 장관이 직접 한국에 들어와서 우리의 건강관리시스템 등을 견학할 예정입니다."

◆ 동반성장ㆍ상생, 경제민주화 필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와 그에 따른 수출증가 둔화, 내수부진 등은 당분간 중기 업계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영에 실패한 중소기업인들도 늘어날 것이다.

송 청장은 창업 못지않게 실패 기업인의 재기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축적된 기술과 경영 노하우 등 사회적 자산이 사장되지 않고 재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국가경제에 기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융자위주의 금융거래시스템에 따른 과도한 연대보증, 사업실패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재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실패기업인의 재기를 위해 재창업자금 신설, 재기교육, 연대보증 완화, 힐링캠프식 프로그램 등 여건 조성과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체계적인 정책추진을 위해 법적근거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 연대보증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중심 지원시스템 구축 및 사회적 인식개선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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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청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소신도 내비췄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동반성장'과 '상생'으로 설명했다. 송 청장은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며 "글로벌 경쟁은 기업네트워크간의 경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 이정일 산업2부장, 정리=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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