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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효린│소박한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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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효린│소박한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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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효린은 늘 후광이 비치던 존재였다. 영화 <써니>에서 다른 친구들이 교실을 휘저으며 놀 때에도 수지는 햇볕이 내리쬐는 창가에 앉아 말없이 책을 읽고 있었고, 최근 개봉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잠수 전문가 수련이 한복을 입고 어디론가 뛰어갈 때에도 유독 수련의 주변만 환해지는 것 같았다. 극 중에서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는 많았지만 그녀에게 선뜻 다가가서 말을 걸기란 쉽지 않았다. “웃지 마라, 얘기하지 마라”는 회사의 방침도 끝난 지 오래고 KBS <해피투게더>와 <개그 콘서트>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효린에게 ‘얼음공주’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건 그래서다.

그러나 실제 민효린을 만나보면 오히려 <써니>의 나미(신은경)나 춘화(강소라)처럼 수다쟁이 여고생의 모습에 가깝다. “<해피투게더>는 토크도 해야 되고 음식도 만들어야 되고 맛 평가도 정말 멋있게 해야 되는 진짜 어려운 예능이었어요. 사실은 몸으로 하는 예능이 더 자신 있는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에 꼭 나가고 싶어요. 김종국 선배님 이름표를 한 번 뜯어봤으면 좋겠어요. 나가면 왠지 뜯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에헤헤.” 하루 종일 인터뷰를 진행하는 스케줄에도 지친 기색은커녕 갈수록 대답에 가속도가 붙었다.
스스로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정말 다른 사람”이라 말하는 민효린은 지난 6년 동안 외적인 모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자 “나한테 진짜 문제가 있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었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서 그것조차 스트레스”였던 시기도 있었다. “이젠 스트레스를 풀려고 두 세 시간씩 길거리를 돌아다녀요.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에 같이 출연했던 (박)진영 오빠가 “너는 네가 연예인이라는 걸 아니? 시골 아이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전 진짜 그래요. 제가 저한테 별명도 붙여줬어요. ‘동꼬(동네꼬마)’라고. (웃음)” 연예인 민효린과 사람 민효린의 삶을 철저히 분리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이 일이 언제나 저를 받아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나름 트레이닝을 하는 거예요. ‘난 언제나 연예인이고 여배우’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다가 혹여나 이 일을 못하게 되면 길거리를 걸어가는 것조차도 힘들 수 있는 거잖아요. 연예인으로서 예쁘고 화려한 옷 입는 걸 좋아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소소한 걸 좋아해요.” 그래서 민효린이 ‘소박한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를 추천했다.
<#10_LINE#>
1.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I Wish)
2011년 |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봤어요. 아이들의 꾸미지 않은 순수한 연기가 정말 좋아요.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어색함이 있지만 그게 정말 귀여워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었고요. 전 기적을 믿거든요. 물론 쉽게 오진 않죠. 말 그대로 기적이니까. 그래도 개개인만의 기적이 있다고 믿어요. 저한테 기적이란, 아직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민효린이 이런 사람이었어?’라는 걸 알리는 겁니다. 전 인터넷에서 그려진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정말 다른 사람이라 대중과의 소통이 정말 절실하거든요.”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코이치(마에다 코키)는 따로 떨어져 사는 동생, 아빠와 다시 한 집에서 사는 게 소원이다. 화산이 폭발해야 아빠와 동생이 사는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코이치는 화산 폭발이라는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한다. “기적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적이 없다고 깨닫고 돌아오면서 일상이 기적임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설명.

2. <해피 해피 브레드> (Shiawase no pan)
2012년 | 미시마 유키코

“나중에 정말 이 영화처럼 살고 싶어요. (웃음) 한 부부가 시골에 가서 카페를 여는데 그 곳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부부의 소소함을 나누는 모습이 정말 좋아보였어요. 제가 꿈꾸는 부부의 모습이에요. 소소한 걸 좋아하거든요.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기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도시를 벗어나 작은 것들을 나누면서 살고 싶어요. 어렸을 때는 반짝반짝 빛나는 번화가를 좋아했어요. 길 다니면서 사람 구경하는 것도 좋았고. 근데 요즘엔 번화가보다 풀이 있는 동네가 더 좋은 거 있죠? (웃음)”
여유로운 동네, 맛있는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 삼박자를 고루 갖춘 삶을 누리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해피 해피 브레드> 속 리에와 미즈시마 부부는 하루하루를 꿈처럼 살고 있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카페 마니’에는 어느새 단골손님이 된 이웃주민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만든 빵을 맛보기 위해 찾아온 새로운 손님들로 늘 북적인다.

3.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2012년 | 우디 앨런

“영화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영화인데, 이국적인 곳에서의 사랑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파리 사람들에게는 그 도시의 풍경이 익숙할지 모르겠지만 저희한테는 낯선 곳이잖아요. 그런 곳에서 벌어지는 로맨스에 대한 로망이 있거든요. 아직까지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늘 여행을 갈 때마다 그런 사랑을 꿈꾸곤 해요. 얼마 전에 촬영차 몰디브를 다녀왔는데 가기 전에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물이 많은 곳에 가면 고민이 많아진다는데 그 때 안 그래도 고민이 많던 시기였거든요. 근데 막상 가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너무 좋은 거예요. 사람들도 정말 여유로워보여서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자연에 대한 로망이 강한가 봐요.”

제 8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 6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등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미드나잇 인 파리>는 사랑스러움이 뚝뚝 묻어나는 배우들이 관객들을 향해 어서 이 곳 파리로 오라고 손짓하는 영화다.

4. <헬프> (The Help)
2011년 | 테이트 테일러

“인종차별에 대한 작품인데,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참 통쾌하고 시원한 기분이었어요. 흑인 가정부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백인 주인과 화장실도 같이 못 쓰고 황당한 이유로 쫓겨나게 되는데 이것에 대해 투쟁하자고 해도 다들 회피하기만 하죠. 그러다가 부잣집 백인 딸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흑인들과 연대해서 <헬프>라는 책을 쓰게 되고,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내용이에요.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인종 차별하는 게 좀 슬프더라고요.”

그동안 아무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흑인들의 아픔을 어느 백인 여자가 끄집어내기로 결심한다. 안방마님 대신 칼럼리스트를 택한 스키터(엠마 스톤)와 베테랑 가정부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 그리고 주인집의 화장실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난 가정부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힘을 합치자,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세상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5. <어벤져스> (The Avengers)
2012년 | 조스 웨던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최근에 <다크 나이트 라이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챙겨봤어요. 그 중에서 <어벤져스>는 히어로물의 ‘끝판왕’이잖아요. 하하. 영화를 보면서 진짜 지구에 저런 용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고 헐크가 좋았다고 하는데 전 이상하게 토르가 마음에 걸렸어요. 악당이 된 록키가 토르의 동생인데, 그 동생을 지키기 위해 도와주는 모습이 참 짠했어요.”

아이언맨부터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호크 아이, 블랙 위도우까지 슈퍼히어로들이 총집합한 <어벤져스>는 민효린의 표현대로 히어로물의 “끝판왕”이자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다.
<#10_LINE#>
민효린은 인터뷰 내내 “지금은 돋보이는 시기가 아니라 무엇이라도 배우는 시기”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그래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수련에 대해 ‘분량이 적어 서운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민효린은 “첫 출발을 주인공(MBC <트리플>의 하루 역)으로 해서 그렇지 지금 이 역할이 저한테 맞는 옷 같아요”라고 대답한다. 언젠가 주인공이라는 옷이 꼭 맞는 날이 오더라도 민효린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연예인보다는 언제나 사람들을 놀라게 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배우 오다기리 조를 좋아하는 이유도 갑자기 뜬금없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모습이 멋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누군데 이걸 하겠어?’가 아니라 ‘내가 이런 사람이니까 오히려 의외성을 줘야지’라고 생각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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