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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카드도 안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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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비율 1.61% 6년만에 사상 최고치…소비위축이 원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이 신용카드로 번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신용카드 자산규모가 정체를 보인 가운데 은행계 카드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1.61%로 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 금융감독원 및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은행계 신용카드의 자산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17조4000억원으로 3월말과 평행선을 그었다. 지난해 말 기준인 18조1000억원 보다는 7000억원 감소했다.
물품구매대금인 신용판매액과 신용대출인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역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 2분기말 기준 신용판매액은 12조원,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5조4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3월말 기준과도 동일했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전업카드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전업카드사의 자산규모가 지난해 말 61조6000억원에서 올 3월말 59조5000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6월말에는 60조원 수준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측은 "아직 6월말 기준 집계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숫자를 밝히기 어렵지만 60조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의미있는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카드 자산에는 신용판매액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이 모두 포함된다. 카드 사용액에 따라 증감이 결정되는 만큼 매출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산 추이가 정체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카드 사용이 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물가상승 등을 감안할 때 해마다 신용카드 총여신 규모는 완만히 늘어나는 게 정상"이라면서 "수치가 정체돼 있다는 것은 내수, 민간소비가 주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현금이 돌지 않아도 카드를 일단 긁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카드 조차 쓰지 않는 것이다. 과거와 같은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를 늘리기 보다는 덜 쓰자는 기조가 자리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부실채권 증가도 신용카드 사용을 자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계 신용카드 부실채권 규모는 1.67%, 액수로는 3000억원에 달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부실채권 비중이 1.40%라는 점을 감안하면 요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에 따라 카드사의 대출 자제 움직임은 최근 들어 뚜렷한 양상이다. 자체적인 노력도 있지만 가계대출에 대해 금융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6월말 현재 국민카드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잔액은 3월말 대비 각각 1000억원 가량 줄었다.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 잔액도 같은 기간 3조690억원에서 2조9640억원으로 감소했다.

전업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도 '굳이 카드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필요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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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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