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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요금 다른나라의 40%..'물 쓰듯' 심한 낭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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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관리 이대로 좋은가
③물부족국가 알기나하나
1인당 하루 333ℓ 소비 '헉'
물값시스템부터 바꿔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임모씨(37세) 가족은 말그대로 물을 물쓰듯한다.끈적한 기분을 견디지 못하는 임씨는 샤워를 하기 위해 하루에도 서너차례 자신이 인근에 운영하는 잡화점을 비워두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최근에는 샤워 횟수가 5회 이상으로 늘었다. 한 번 샤워실에 들어가면 10분 넘게 물을 틀어놓고 한기를 느낄 때까지 몸을 씻는다.
임씨 부인의 물 낭비도 만만찮다. 피부미용을 위해 오일ㆍ우유 등 각종 천연물을 배합한 목욕을 위해 매일 같이 커다란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운다. 씻은 물은 고민 없이 그대로 하수구로 흘려보낸다. 그는 설거지를 할 때도 수도꼭지를 항상 열어놓는다. 이들 부부가 하루 쓰는 물의 양은 700ℓ에 육박한다. 외동딸이 마시고 씻는 것까지 감안하면 1000ℓ정도에 이른다. 1.8ℓ짜리 페트병 555통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다.

하지만 임 씨는 물 소비량을 크게 의식한 적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임씨 가족이 소비한 물값은 하루 600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달 내내 펑펑 쓰더라도 2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수로 이 정도 양을 소비했다면 임 씨는 1800만원 지출을 각오해야 한다.

임 씨는 "수도요금의 경우 전기요금처럼 누진세 적용이 되지 않아서인지 경제적 부담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물 소비량은 세계 주요 나라와 비교할 때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환경부가 발표한 '2010년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333ℓ에 달했다. 터키(238ℓ)ㆍ프랑스(232ℓ)ㆍ영국(139ℓ)ㆍ독일(151ℓ) 등 유럽 내 물 소비량 상위 국가들을 넉넉하게 앞질렀다. 덴마크(114ℓ)ㆍ중국(95ℓ)과 비교하면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말 그대로 물을 '물 쓰듯'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나치게 저렴한 수도요금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1㎥당 지방상수도 평균요금은 610원으로 일본(1580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물값이 제일 비싼 덴마크(4612원)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3555원)ㆍ프랑스(3459원)ㆍ영국(2210원) 수도요금의 17%ㆍ18%ㆍ28%에 불과하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요금이 싸다는 나라들과 비교해도 국내 수도요금은 40%내외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국제기구에서도 국내 물값시스템을 꼬집기도 했다. 실제로 국제물협회(IWA)에서는 한국의 물 소비량이 세계 톱클래스에 위치한 이유로 지나치게 저렴한 물값이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수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한국 지난해 연평균 강수량은 1277㎜로 세계 평균치(807㎜) 보다 다소 높긴 하지만, 인구규모를 감안한 1인당 연간 강수총량은 2629㎥으로 세계 평균치(1만6427㎥)의 6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연 강수량 70% 정도가 여름철에 집중되고, 국토 65%가 산악지형으로 강수량 상당부분이 바다로 유출되는 탓에 안정적인 물 이용이 곤란한 형편이다.

수공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봄과 가을철 가뭄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상수원 관리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녹조현상 등 온난화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면서 정수장 고도처리시설 등 물관리 비용 상승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요금 가운데 정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394원으로 60%를 차지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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