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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걱정 제로' 정수처리 비결 들여다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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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정수장 중앙통제실 근무자들이 팔당댐으로부터 유입된 원수의 pH농도를 살펴보고 있다.

성남정수장 중앙통제실 근무자들이 팔당댐으로부터 유입된 원수의 pH농도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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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관리 이대로 좋은가
②성남정수처리장 르포
약품에 오존기법 동원..미세물질 두 차례 걸러내
터빈 가동 위한 전기료 올해만 15%↑..대책 절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지난 7일 오후 2시 50분.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관리본부 성남권관리단(이하 성남정수장) 중앙통제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수도권 식수원으로 쓰이는 팔당댐 용수의 pH농도가 9.0 언저리까지 치솟았다는 신호가 컴퓨터 모니터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강 일대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녹조현상 탓이다. 통상 팔당취수장에서 유입되는 물은 음용수인 약알칼리수(pH7.4∼8.5)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날은 고온 후유증으로 pH농도가 화초에나 뿌릴 수 있는 강알칼리수로 둔갑한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원수에서 미세물질을 걸러내는 1차 여과조의 수위가 평상시 보다 50% 가량 높은 4m에 도달했다는 경계시그널까지 깜빡거렸다. 수위 상승 이유는 여과조에서 미세물질을 걸러내는 필터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당직자들은 곧바로 원격 세척작업에 들어갔다. 여과조를 지나 정수조에 있던 물을 다시 역류시키는 방법으로 수압을 내 필터를 가득 메운 불순물을 제거했다.

이재철 성남정수장 정수과 차장은 "여과조 평균 수위는 2.8~2.9m 수준인데 폭염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제때 작업을 하지 않을 경우 수돗물 공급 프로세스 전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미세물질을 뭉치게 해 바닥에 가라앉히는 약품 투입량도 늘리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정도 작업만으로는 녹조에 따른 악취 시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수돗물 악취로 곤욕을 치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재철 차장은 "성남정수장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수돗물 냄새와 관련된 민원이 단 한차례로 제기된 적이 없다"며 "오존공법 등을 동원할 수 있는 고도처리시설로 한 번 더 정수작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정수장 정수조 전경. 이곳에서는 하루 110만t의 음용수와 공장용수를 경기 남부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성남정수장 정수조 전경. 이곳에서는 하루 110만t의 음용수와 공장용수를 경기 남부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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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정수장은 용인에 위치한 수지정수장과 함께 경기남부 주요 도시의 상수원을 책임지고 있다. 성남ㆍ수원ㆍ용인ㆍ오산ㆍ화성ㆍ평택ㆍ안성시 일대 식수원과 삼성전자 기흥공장 등 산업시설 용수를 커버하기 위해 매일 같이 110만t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1인당 하루 300ℓ 가까이 소비하는 것을 감안하면 300만명 정도가 이곳에서 걸리진 물의 혜택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날에도 고도처리시설은 쉼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고도처리시설은 정수처리 맨 마지막 과정을 맡는다. 원수조→침전조→여과조를 거쳐 온 물에서 초미세물질을 다시 한번 걸러낸다. 수공은 800억원을 투입해 고도처리시설을 갖추고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수공 관계자는 "고도처리시설에서는 초미세물질을 분해하는데 탁월한 오존을 형성시킨다"며 "분해과정을 거친 물은 활성탄이 깔려있는 2차 정수조에서 추가 세정작업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수처리 과정을 위해서는 상당한 운영자금이 추가로 투입된다. 오존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전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차장은 "정수처리가 끝난 물을 고지대 저장탱크로 끌어올리기 위해 터빈을 가동하는데 여기에도 상당히 전력이 소요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들어서만 전기요금이 15% 정도 상승해 운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공에 따르면 성남정수장의 한 달 전력비용은 9억 100만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연간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도요금이 동결되기 시작한 지난 2004년과 비교해 55.8%나 상승한 수치다.

그는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재원 확보가 만만찮다"고 입맛을 다셨다.

한편, 국내에서는 낙동강 수계정수장을 시작으로 20곳에서 고도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수공은 오는 2016년까지 2301억원을 투입해 8곳에 추가로 설치, 가동할 방침이다.

성남정수장 고도처리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건물. 수자원공사는 800억원을 투입, 올해부터 고도정수처리를 거친 수돗물을 경기 남부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성남정수장 고도처리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건물. 수자원공사는 800억원을 투입, 올해부터 고도정수처리를 거친 수돗물을 경기 남부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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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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