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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상수도관 22%, 20년 이상 된 '퇴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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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상수도관 22%, 20년 이상 된 '퇴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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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관리 이대로 좋은가
①땅 속의 '시한 물폭탄'
상수도관 개선작업 10.1%로 더뎌
관로사고 5년來 2배 이상 급증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열흘 이상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녹조현상 등으로 수질관리에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수자원 관리체계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한 고도정수처리 시설 확충은 고사하고, 수 십 년 된 노후 상수도관 교체작업 조차 계획대로 진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6년부터 꼼짝 않고 있는 수도요금으로 투자재원 확보가 여의치 않은 탓이다. 낮은 물 값은 방만한 물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물부족국가라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세계 주요 선진국이 수자원 관리 강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현 주소를 4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지난 6일 울산광역시 남목동 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섭씨 35도를 육박하는 무더위에 불구하고 10여 명의 인부들은 노후상수도관 교체 작업으로 분주했다. 폭염에도 공사를 서두른 것은 해당 상수도관 노후 상태가 심각하다는 해당 지자체의 진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남목구간 상수도관은 지난 1965년부터 현대중공업 등이 위치한 울산국가산업단지와 인근 주거지역에 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공급해왔다. 매설된 지 20년이 넘으면 노후관으로 분류되는데 47년 동안 쉼 없이 물을 대온 터라 금방이라도 관로가 파손될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울산, 창원, 포항, 여천산업단지로 연결되는 상수도관은 40년이 넘어 노후상태가 심각하다"며 "이들 상수관에 사고가 생겨 하루만 단수되더라도 2조1000억원 정도의 조업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조속한 교체 작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작업은 PPR공법이라는 신기술이 적용돼 일주일 정도면 완료된다. PPR공법은 노후관 일부를 잘라낸 뒤 폴리에틸렌 소재의 튜브를 내시경처럼 집어넣은 뒤 교체 노후관에 흡착시키는 기술이다.

노후관 전체를 교체하기 위해 뜯어낼 필요 없이 1개 차선 2X4m 정도 구멍만 뚫고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교통흐름을 방해할 소지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작업 시간도 새벽에 한정될 필요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금오 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 과장은 "공사비용도 기존 공법의 75% 정도만 소요된다"며 "다만 이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구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울산지역에서 PPR공법이 적용된 노후 상수도 구간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노후관 교체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딘 이유다.

울산권 노후관 교체 대상은 100㎞ 정도다. 지난 2006년부터 사업이 이어져오고 있지만 교체가 완료된 곳은 35㎞ 남짓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 65㎞에 대한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1000억원 정도의 사업비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자체와 수공이 공사비를 분담하는 시스템이지만, 세수 확보가 갈수록 어려운데다 수도요금이 터무니없이 낮아 재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사정은 울산권에 그치지 않는다. 수공은 노후관 교체 및 시설 고도화 작업을 제 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체 관로 4957km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관은 22%인 1074km나 된다.

하지만 2007~2011년까지 노후관 개선은 10.1%에 불과한 109km(연평균 21.7km)에 그쳤다. 당초 이 기간 동안 연평균 56㎞를 개선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정부는 노후시설 안정화, 신규 건설 등을 위해 오는 2016년까지 총 6조3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노후관 비중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노후 수도관 개량이 더디면서 물 공급 중단 사태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관로사고로 인한 물 공급 중단 사례는 지난 2005년 51건에서 2010년에는 10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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