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항공권 내걸고 쟁탈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직장인 송민준(32)씨는 생애최초로 해외 배낭여행을 마음 먹고 인터넷을 뒤졌다. 고된 직장생활로 4년간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는 여행책자도 사고 여행사의 조언도 받았다. 하지만 달콤한 말만 가득했다. 여기는 이래서 좋고 저기는 저래서 좋고 우리나라 빼고는 다 좋단다. 그는 허탈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블로거들의 수기를 읽으며 여행지를 정했다.
올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사들이 블로거 모시기에 한창이다. 이들의 여행기가 탐나서다. 저렴한 가격에 해외여행을 즐기고 왔다는 이들의 기록이 남아 노선별 항공 수요를 다시 창출한다는 점에서 블로거들에게 무료 항공권을 주는 등 각종 행사를 펼치고 있다.
'루트매니저'는 제주항공내 각 노선별 마케팅 담당자를 뜻한다. 기존 탐방대 등의 용어로 블로거 이벤트를 진행했으나 블로거들의 선행 여행기가 마케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루트매니저'란 용어를 사용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인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사는 8월부터 배낭여행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한다. 이들은 발리, 자카르타, 롬복, 족자카르타 등 배낭여행으로 가능한 저렴한 코스를 개발한다. 가루다 측은 항공권, 숙식 등을 제공한다. 가루다측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하나투어 및 현지 여행사와 함께 '발리 여행 체험단' 블로거 행사를 진행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항공사나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은 노선 홍보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블로그의 경우 인터넷에 계속 남아 있고 고정적인 회원이 있다는 면에서 저비용항공사나 외국계 항공사들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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