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급 회의서 '제2 품질경영' 강조
현대·기아차, 18·19위로 기대 이하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품질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 J.D 파워 등 국내외 시장조사 전문기관의 자동차 품질조사 결과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탓이다.
현대차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글로벌 양산대수가 700만대에 육박하면서 기존 품질전략으로는 한계에 봉착한데다 내부적으로 품질에 대해 자만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제2의 품질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느끼는 품질에 대한 인식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국내 한 품질조사업체가 지난 2009년 이후 2011년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초기품질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의 경우 2년새 초기 품질 문제점 수가 30% 증가했고 기아차도 1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기는 하지만 자동차 품질과 관련해 가장 오래된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정 회장의 주문은 품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시장의 의식한 발언”이라고 전했다.
신 부회장은 “품질경영 초기 단계였던 2002년 3년 미만차의 무고장률이 19%였지만 현재 78%에 달하고 있다”며 “앞으로 8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거의 패턴으로 품질을 개선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각종 전자제품이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신기술의 적용을 잘하느냐가 품질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생산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품질관련 조직을 확대, 재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생산라인 품질관련 업무는 신종운 현대차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고 남양연구소는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있다.
또 전 세계 공장에서 릫퀄리티비티(품질을 뜻하는 quality와 생산성을 뜻하는 productivity를 합성한 말)릮를 슬로건으로 새로운 품질경영을 펼친다. 퀄리티비티는 △품질완결시스템 △깨끗한 공장 △신 물류시스템 △품질 생산성 향상을 위한 디자인 △체계적 설비 수명 관리 등이 구체적 내용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 회장의 품질강화에 대한 주문이 늘고 있다”며 “품질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양산대수가 700만대에 육박해 기존의 조직의 품질전략으로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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