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자로 취임한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는 기자회견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에 직면할지 모른다”며 벼랑에 전자업체의 분위기를 전했다.
24일 일본 언론들은 전자업체 샤프가 직원 수천 명을 줄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00년 기업인 샤프의 인원감축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소개했다. 국내외 약 5만6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샤프는 조기퇴직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정리할 계획이다. 샤프는 지난 2분기에만 순손실 1000억 엔(약 12억8000억 달러)을 기록하며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는 23일 비용절감을 이유로 1300명의 인력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만1500명을 줄인데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핵심 사업이 정체되면서 사업정리와 비용절감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시스코는 자사 회계연도 3분기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한 116억 달러 매출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감원은 투자실패에서 시장 상황 변화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샤프는 TV사업에 대한 투자 실패가 회사의 위기를 가져온 경우다. TV의 주된 수요처였던 유럽의 재정위기에 LCD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손실을 키웠다. 태양전지 사업도 중국 업체들에 의한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푸조의 인력감축 뒤에는 공급과잉에 의한 수요둔화가 자리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푸조의 구조조정이 과잉생산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모든 업체들이 과잉생산 문제를 안고 있다”며 “그러나 누구도 구조조정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IT업체들은 스마트 시장 조류를 읽지 못해 몰락한 경우다. 노키아는 이미 2000년에 아이폰과 비슷한 스마트폰을 만들었지만 상품화에 실패했다. 자체 운영체제인 심비안에 너무 매달리면서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조류에 길을 내주고 말았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유로존 리스크로 시장의 재편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예상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의 여름은 가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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