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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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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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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다국적기업과 우리나라 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시작된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국가간 기업들의 거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다국적기업에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인들이 모여 불법ㆍ불공정한 시장탈취 행위에 대해 규탄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규탄대회는 국내 중소기업이 성장시킨 시장을 불공정하게 탈취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행태에 대해 지적하고 업계는 룰론 정부와 국회, 관련 기관 등이 힘을 모아 대응책을 강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계를 호소하는 기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실태조사는 물론 다국적기업 불공정거래 신고센터 운영,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구성, 입법 제안 등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인 알코(대표 최계희)와 아이시스컨텐츠(대표 안우진) 등이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행위로 큰 피해를 겪고 있다는 게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알코는 2001년부터 덴마크의 세계적인 완구기업인 레고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전국에 113개의 '레고교육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다. 최계희 알코 대표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유아ㆍ어린이 교육용 콘텐츠를 이용하는 가맹점 형태의 센터다.
최 대표는 "2000년에 레고사한테 레고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해 독점권을 약속받고 직접 자금을 투자해 커리큘럼과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10년 간 열심히 노력한 끝에 전국에 가맹점을 오픈하고 운영해왔는데 레고사가 부당하게 이를 빼앗아 버렸다"고 분노했다.

레고사는 2011년 12월31일 계약만료를 이유로 알코와의 계약갱신을 거절했다. 그리고 한국법인인 레고코리아를 통해 알코의 가맹점들과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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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독점권을 약속받은 3년 후 갑자기 비독점권으로 계약을 바꾸자고 하고 2008년부터는 과다한 라이센스피를 요구하다 결국 일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했다"며 "10여년간 노력해 만든 150건 이상의 지적재산권과 영업망 등이 한순간에 레고코리아에 넘어갔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률적인 지식이 부족해 계약관계가 바뀔 때마다 제대로 확인이나 검토를 하지 않은 책임도 있지만 너무 억울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알코는 레고사를 부당한 거래거절 행위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신청을 했다. 레고코리아에 대해서는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알코는 지난해 매출 27억여원을 기록했다.

아이시스컨텐츠도 알코처럼 다국적기업의 불법적인 계약해지를 주장했다. 어린이들에게 유명한 캐릭터 '헬로키티' 저작권자인 일본 산리오사가 지난해 11월23일 한국라이센스 사업권자인 아이시스컨텐츠에 불법적인 계약해지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일본 산리오사의 한국법인인 산리오코리아가 아이시스컨텐츠의 국내 우수 라이센시 100여개 업체와 불법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탈취했다는 설명이다.

안우진 아이시스컨텐츠 대표는 "10여년간 노력해 헬로키티 캐릭터의 국내 인지도를 1위까지 끌어올리고 시장 규모도 5000억원 이상으로 키워냈다"며 "하지만 산리오사가 삼일회계법인을 대리인으로 해 업무감사를 진행하고 계약위반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면 사실 확인이나 협의 및 조정 없이 불법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산리오측이 우리가 수십억원의 로열티를 탈루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는 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아이시스컨텐츠는 올해 1월 산리오코리아 대표와 임원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지난 9일 강남경찰서에서 산리오코리아에 대해 업무상배임, 명예훼손, 신용훼손 범죄혐의를 인정하면서 기소의견을 검찰에 송치했다는 게 아이시스컨텐츠측 설명이다. 아이시스컨텐츠는 지난해 매출 249억원을 올렸다.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한 김시범 안동대 교수는 "알코와 아이시스컨텐츠는 각각 레고와 헬로키티 캐릭터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국내 중소기업들"이라며 "일반적으로 계약해지는 사업이 안될 때 이뤄지는데 알코와 아이시스컨텐츠의 경우는 경영상황이 좋았고 오히려 다국적기업들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정도로 시장을 키우는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계약해지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FTA를 통해 다국적기업과 국내 중소기업들간의 거래가 더 많아질텐데 이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 마련과 계약체결에 대한 꼼꼼한 검토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규탄대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일본 대사관으로 이동해 산리오사의 행위를 비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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