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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 제한 한달] 단속 비웃는 상점들 "배짱 영업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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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정부에서 단속 하는 줄 잘 안다. 그렇더라도 출입문을 열어 놔야 손님이 들어와 어쩔 수 없다."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 한달 되도록 상점들의 배짱 영업은 여전했다. 일부 상인들은 과태료 나오는 것쯤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표정였다.
8일 오후 낮 최고기온 31도로 불볕더위가 이어지자 명동일대의 한 제과점은 출입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영업했다.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상점의 에어컨에는 '희망온도 20도'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정부의 실내 권장온도는 28도다.

이 매장 직원은 "왔다 갔다 하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출입문을 닫고 영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문을 닫고 영업하면 우리만 손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매장 안밖의 온도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이 곳을 찾았다는 대학생 신모(26ㆍ남)씨는 "들어온 지 20~30분 정도 된 것 같은데, 벌써 썰렁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9월 21일까지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상점을 집중 단속중이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앞서 6월 한달간 홍보와 계도 활동도 펼쳤다. 지난달 21일에는 처음으로 전국적인 정전 대비 위기대응훈련도 실시했다.

지난해 9월15일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 이후 전력수급과 에너지 사용 대책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명동 등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일부 번화가 상점들은 여전히 출입문을 활짝 열어놓고 에어컨을 '풀 가동'하는 행태는 고쳐지지 않았다.

▲ 출입문을 열어 둔 채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는 명동 일대 한 매장 모습

▲ 출입문을 열어 둔 채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는 명동 일대 한 매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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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ㆍ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명동 일대 의류업체나 화장품상점 역시 출입문을 닫고 영업하는 곳을 찾기는 어려줬다.

A 스포츠의류 상점 관계자는 "문을 닫아 놓으면 들어오려다 그냥 가버리는 손님들도 있다. 오늘 같이 사람들이 몰리는 날이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놓는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심지어 화장품 상점들은 공공연하게 호객행위를 했다. 한번에 30만~40만원씩 주저없이 쓰고 가는 외국인관광객들은 놓칠 수 없어서다. 이 또한 서울시의 단속대상이다.

문을 열어둔 채 영업하던 O 화장품상점 관계자는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은 꼭 유치해야 할 큰손"이라며 "한 번에 몇 십 만원 정도는 기본으로 사는데 돈을 버는게 더 중요한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에어컨을 켠채 영업을 할 경우 첫 적발은 50만원, 두 번째 적발은 1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네 번 이상 적발될 경우 300만원을 납부한다.

하지만 명동 일대 상점들에게 이런 과태료 부과나 국가전력 상황이 '다른 나라 이야기'인 듯 싶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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