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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등 熱질환, 이런날 가장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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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질병은 여러 위험인자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그러나 위험인자는 조건에 불과하다. 병이 되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마른 장작에 석유까지 뿌려놨어도 '불씨'가 있어야 모닥불이 되는 식이다. 열사병, 일사병 등 열병(熱病)도 마찬가지다. 열병의 조건 한 두 가지 없는 사람 없다. 그러나 실제 '병'이 되는 '계기'를 만나느냐가 관건이다. 그 계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어렵지 않다. 여름철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머리에 넣어두도록 하자.
 
◆열병은 이런 날 찾아온다


30℃를 훌쩍 넘는 뙤약볕에 운동이 잡혀있다면 일사병 등 열병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반면 구름이 좀 끼어있거나 비가 올 듯한 날씨라면 그런 걱정이 좀 덜해진다. 하지만 열병을 촉발하는 가장 중요한 불씨는 뙤약볕보다 '습도'다. 통상 75% 이상을 말한다. 여기에 바람까지 불지 않으면 열병이 생길 최적의 조건이 완성된다. '바람 없는 고온다습한 날씨'라는 예보가 뜬 경우 장시간 야외활동은 재고해야 한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상태다. 이는 비교적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이나 심부전ㆍ부정맥 등 만성 성인병 환자일수록, 체력이 고갈된 상태일수록 위험이 크다. 젊다 해도 피로나 스트레스가 누적돼 체력 즉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위험이 올라간다.

열사병 등 熱질환, 이런날 가장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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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키워드 "의식이 있느냐 없느냐"

열병은 종류에 따라 처치법이 다르다. 크게 열피로, 일사병, 열사병 등이 있지만 굳이 정의를 구분해 외워둘 것까지 없다. 가장 쉽고 중요한 구분법은 환자가 '의식이 있느냐 없느냐'부터 확인하는 것이다.
비교적 가벼운 증상부터 살펴보자. 야외운동 중 누군가 "어지럽다, 힘이 빠진다, 메스껍다"고 호소한다면 일단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의식'을 확인하는 일이다. 헛소리를 하는지, 대답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체크한다.

정신은 또렷한데 단순히 컨디션만 나쁜 정도라면 '더위를 심하게 먹었다'고 표현되는 '열피로'일 가능성이 높다. 장시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돼 땀을 너무 많이 흘렸거나, 더위 때문에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 생기는 것이다.

그늘에서 충분히 쉬게 하고 수분과 염분을 보충해 준다. 이온음료 등이 좋다. 다만 억지로 음식물이나 물을 먹이지 말고 환자가 원할 때만 먹게 해준다. 체온이 올라갔을 수 있으므로 옷을 헐겁게 해주고 시원한 상태를 유지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다른 조치가 필요하니, 간간히 말을 걸어 '의식'을 확인한다.

◆의식 없다면 '숨 확인→체온유지'

문제는 응급상황이다. 특히 119 응급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장소라면 동료의 순간 대처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피곤하다, 어지럽다"고 하던 환자가 의식을 잃어버리거나 갑자기 실신하는 경우다. 이때는 무조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외부환경으로 체온조절기능이 마비돼 체온이 급상승하고 이로 인해 의식장애가 생기는 '열사병'이다.

쓰러지기 전 심각한 두통이나 구역질, 경련, 시각 장애 등을 호소하거나 심각한 헛소리를 하는 등 전조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열사병이 왔다면 체온이 40℃ 이상으로 오르고 맥박이 빨라진다. 피부는 뜨거우며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한 것도 특징이다.

응급차량이 도착할 때까지는 환자가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호흡 여부를 체크해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누워있는 환자의 턱을 당기고 고개를 젖혀 기도를 확보해준다. 그래도 호흡이 없다면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을 시도한다.

인공호흡에도 호흡이 돌아오지 않거나 심장박동이 없다면 환자를 평평한 바닥에 눕히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가슴 30회 압박, 인공호흡 2회'를 5번 반복하고 다시 확인한다.

호흡이 확보됐다면 다음 단계는 체온을 내리는 일이다. 시원한 물로 몸을 식혀준다. 해열제는 소용없다. 그늘로 옮겨야 하지만 환자 상태가 심각하다면 무리해서 옮기지 말고 우산 등으로 그늘을 만들어준다. 이런 측면에서 4∼5시간 야외에 머무는 골프는 열병의 최적 조건을 갖춘 운동이다. 골프장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여름을 나는 동안 1, 2건 정도 주기적으로 심각한 열병 사고가 생긴다고 한다.

흔한 사고가 아니다보니 골프장 차원에서 별다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보통 캐디에게 얼음물과 수건을 지참하게 하고 1년에 1번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키는 정도가 전부다. 골프장 내 의료진이 상주하는 곳도 없다. 119 응급차량이 골프장까지 도달하는 데 대부분 30분 정도는 잡아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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