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돈맥경화'에 대출까지 막혀
지난해 단기 차입금 230% 증가, 3년 동안 52개 해운기업 폐업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최근 우리나라 외항 해운회사의 유동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의 추가 대출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선사의 경영 환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28일 '해운시황 세미나'를 통해 최근 불거진 우리나라 해운업계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먼저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외항선사의 단기 차입금이 전년에 비해 2.3배 증가했다. 국내 190여 개 외항업체의 단기 차입금은 2010년에 1조4978억원에서 2011년 3조3829억원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세계 해운시장이 불황은 우리나라 해운 시황 악화로 이어졌다. 또 유가 폭등, 신조선 인도에 따른 선가 부담, 적자 누적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같은 유동성 위기는 유동비율에서 찾아볼 수 있다. 1년 이내에 회수가 예상되는 유동자산을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2011년에 99.1%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0% 이상 유지하는 것을 이상적이나, 외항선사의 유동성 대응 여력은 정상치의 절반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유동성 위기가 대두됐지만 시중 자금 확보는 더욱 요원한 상황이다. 해운위기 후 국내 대형선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52개 해운기업이 폐업했다. 금융기관은 이처럼 해운업계 사정이 어려워지자, 해운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잣대를 과거에 비해 더욱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과거 대출이 가능했던 BBB 신용등급 회사들도 최근에는 자금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현재 기업신용등급이 "A" 이상인 해운기업 정도만이 대출이 가능하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해운업계는 은행권이 해운경기의 변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해운산업의 생존에 무관심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채권 회수를 목적으로 담보 증액 및 사재 출연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이같은 해운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 담보부 증권제도(Primary-CBO)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Primary 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s)= 여러 회사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다수의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신규로 발행하는 회사채를 증권사가 먼저 전부 인수해 이를 유동화 전문회사에 매각하고 유동화 전문회사가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 담보부증권(CBO)으로 일종의 ABS(Asset- Backed Securities, 자산 담보부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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