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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사무실이 아닙니다…회의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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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출근전쟁…스마트워크가 해결해줄까

-IT 발달로 재택·이동근무 가능해져
-업무효율 극대화·자기개발 등 효과
-인력·조직관리 사각지대 발생 위험
-직원에겐 효율적 시간 관리도 부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국내 제약사에 다니는 박모(31)씨는 5시에 퇴근한다. 회사에서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며 '8시-5시' 또는 '9시-6시' 출퇴근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은 개인 업무에만 최대한 몰두한다. 이때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회의, 메신저 사용은 금지된다.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박씨는 "아침에 조금만 부지런하면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퇴근해 자기 계발을 하거나 육아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면서 "시간을 번 듯한 느낌이 들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기업 경쟁력의 패러다임이 '열심히 일하자'(워크 하드·Work Hard)에서 '똑똑하게 일하자'(워크 스마트·Work Smart)로 바뀌고 있다. 무조건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2012년은 재택근무, 업무 시간 유연화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워크 스마트는 말 그대로 개인의 창의력을 살리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똑똑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주는 유연한 근무 방식을 말한다. '9시-6시'의 꽉 막힌 근무 시간표를 깨트리는 한편 재택근무, 이동·현장근무(모바일 오피스) 등을 통해 사무실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 같은 변화는 정보기술(IT)의 발달에 따라 가능해졌다. 개인 컴퓨터(PC)와 모바일, 네트워크 등 IT 기기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보고서를 참고해 스마트워크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살펴본다.
◆스마트워크의 빛= 스마트워크는 '공간'에 대한 개념을 바꿔놓았다. 예전에는 사무실은 내가 일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스마트워크 도입 이후 사무실은 내가 일하는 공간 중 하나일 뿐이다. 집이나 가까운 스마트워크 센터가 사무실이 되기도 하고 또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이동 근무도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스마트폰 등 기기의 확산,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술의 발전 등에 따라 스마트워크가 속속 도입되고는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전체 사업체 중 0.8%만이 스마크워크를 도입했을 뿐이다(정보화통계집, 2010년). 반면 1980년대부터 스마트워크 도입 논의가 이뤄진 미국은 상황이 다르다. HR서비스전문업체 월드앳워크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약 2600만명의 근로자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이상 스마크워크 중이다.

기업들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 차원에서는 사무 공간이나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의 AT&T와 시스코는 사무 공간을 20~30% 정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 향상도 기대된다. 앤더슨 컨설팅은 직원들이 고객과 만나는 시간이 25% 정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다 유연하게 인적 자원을 활용한 데 따른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도 일석이조다. '콩나물 시루' 같은 출퇴근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실을 필요가 없으니 신체적 피로감을 더는 동시에 시간 및 교통비 절감 효과도 있다. 육아에 대한 부담도 줄여준다. 국내 기업 중 아모레퍼시픽은 'ABC 워킹 타임'을 운영 중이다. 임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로 탄력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 육아 부담이 큰 직원들은 근무시간을 조정해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워크의 그늘= 스마트워크에도 '그늘'은 있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인력과 조직 역량을 관리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졌다. 이른바 '관리의 사각지대'다.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관리·통제하는 데 익숙한 기업 문화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직원을 관리하기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성과 관리 방식을 시간 중심에서 결과 중심으로 바꾸고 목표 공유 및 업무지시가 명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나기 쉽지 않다'거나 '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는 이유로 피드백 과정이 생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조범상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워크는 물리적으로 기존의 승진 및 교육 방법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면서 "스마트워크 대상자들이 최소한 역량 개발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고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일의 진행상황이나 결과를 점검하는 한편 역량 개발의 니즈를 파악하고 지원 사항을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원들에겐 효율적인 시간 관리라는 부담이 주어졌다. 똑같은 근무시간이라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자기 계발과 육아를 동시에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득보다 실이 많아진다. 미국 약물중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비영리 단체(The Partnership at Drugfree.org)는 2005년 스마트워크를 도입했으나 결국 집중 근무 시간을 두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재택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자간 업무 스케줄이 맞지 않아 업무 협의가 삐걱댄 탓이다.

재택근무 동안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명확히 할 필요도 있다. 자칫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무뎌지면 업무의 생산성을 저해할 수 있다. IBM은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시간과 공간 관리를 위한 별도의 교육을 한다. 특히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는 ▲일하는 공간과 놀이 공간의 구분 ▲사무실 근무자들과의 소통 방법 ▲업무 시간과 육아 시간의 구분 등에 관한 세부 내용까지도 교육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범상 책임연구원은 "스마트워크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업무 수행이 가능해졌지만 항상, 모든 공간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팀장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 전화기를 놓지도 못하고 일과 가정 사이의 구분도 모호해졌다는 일부 스마트워크 대상자들의 볼멘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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