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도 못받고 비리회사 직원으로 낙인"
어느 미래저축銀 퇴직자의 고백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분기결산을 해서 실적이 좋지 않으면 다음달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메워야 했습니다. 전 직원이 강제 야근을 했지만,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김찬경 회장 비리 혐의가 확인됐다고 하지만, 직원들은 퇴직금을 받을 수도 없게 됐어요."
21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청에서 만난 미래저축은행 전(前) 직원 배상문씨(42세)는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산팀에서 4년여 간 근무했다가 지난해 10월 퇴사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후 서초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도와달라며 찾아오는 후배들을 대신해 노동청과 검찰을 오가고 있다. 배씨는 지난달 8일 미래저축은행의 부당한 처사에 대한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으며, 지난 19일 추가 기소를 위한 고소장까지 제출한 상태다.
그는 "26살에 입사해 마흔이 되도록 미래저축은행에서 근무했던 후배는 남은것이 퇴직금 5000만원 뿐인데, 받을 길이 없다"면서 "여직원들의 경우 출산휴가, 육아휴직까지 다 반납하며 일했지만 남은건 '비리 저축은행 직원'이라는 손가락질 뿐"이라고 토로했다. 예금자나 후순위채 투자자들의 경우 피켓시위라고 할 수 있지만, 직원들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배씨 등의 주장은 그간 회사가 직원들에게 강제 근무를 시킨 데 대한 보상과 퇴직금 80억원을 정산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김 회장이 직접 구두로 지시해 본부 및 지점 직원들은 밤 10시, 11시까지 근무해왔다"며 "언론에 영업정지 사실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사내에 입단속을 하며 직원들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지문 인식 시스템을 이용해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고, 감사팀을 불시에 파견해 직원들이 늦은시간까지 자리를 지키고 일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일도 잦았다고 한다.
배씨는 "이름 띄어쓰기 등의 편법을 사용해 불법대출을 하는 시스템이 만연해 있어 문제제기를 했다가 경영지원실로부터 경고를 받은적도 있다"면서 "내부 문제를 고발하거나 목소리를 내면 바로 역적으로 몰리고, 퇴사를 해야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축은행 직원들이 김 회장의 개인적인 일에 동원됐다는 소문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김 회장의 고향인 충남 예산에 예산지점이 있는데, 그 곳 직원들은 인근 산에서 밤을 따거나 때가되면 상추며 고구마며 농작물을 캐거나 심는 일에 동원됐었다"면서 "사비를 들여 노무사와 상담한 결과 근로기준법에도 크게 어긋나는 일이어서 추가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특히 "미래저축은행에서 근무했었다고 하면, 어느곳에서도 받아주려 하지 않는다"며 "상당수 전직 직원들의 생계가 막막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전날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은 3차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대한 수사 중간발표를 통해 김찬경 회장의 횡령ㆍ배임 규모가 약 713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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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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