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애완견 등록제·· "고양이가 더 문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주인을 잃고 거리를 배회하는 동물이 매년 증가 추세다. 이에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의무시행하는 '반려동물 등록제'대상을 '개'로 한정한 것과 관련, 고양이도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8일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의 유기동물발생수 집계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08년 유기동물 발생수는 7만7436마리, 2009년 8만2658마리, 2010년에는 10만마리를 넘어섰다. 이 중 절반 정도가 고양이다. 고양이는 개와는 다르게 일정 지역에서 머물며 자체 번식해 길냥이(떠돌아 다니는 고양이)의 개체수를 늘려나간다. 그 수를 줄이기 위해 지자체에서 활용하는 것이 '중성화수술'이다. TNR이란 방식인데, 포획(Trap)-중성화수술(Neuter)-방사(Return)를 뜻한다.
하지만 길냥이 번식속도가 TNR 속도보다 빠르다. 민간 유기동물보호소인 서울 K동물병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각 구마다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고 고양이 마리수를 할당해 중성화수술을 하고 있지만, 그 번식속도가 엄청나다"면서 "고양이는 천적이 없어 번식이 계속 진행된다면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유기동물은 10일 이내에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가 가능하다. 이에 최근 3년간 유기동물 중 안락사 처리된 비중은 매해 25%가 넘어서면서 등록제 의무시행에 힘이 실렸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제 대상을 개로 한정하자 고양이도 포함시켜야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방역총괄과 관계자는 "현재 반려동물로 키우는 동물은 개가 98%에 육박할 정도여서 의무시행을 앞두고 대상을 개로 한정을 한 것"이라면서 "추후 등록제가 정착되고 고양이까지 확대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소 실무자들은 등록제 방식도 너무 허술하다고 지적한다. 애완견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동물 몸속에 칩을 삽입하는 장치나 겉으로 드러나는 외장형 장치다. 이를 반려동물에 부착한다는 것인데, 주인의 주소나 번호이동을 연동할 조절 시스템이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 중랑구 L동물병원 관계자는 "등록제 시스템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버려진 동물의 주인을 찾아준다는 것과 함께 등록제는 최소한의 책임감을 주인에게 부여하는 의미도 강하다"면서 "무엇보다 기르는 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아파트, 주택 등 집안에서 기르거나 애완용으로 키우는 월령 3개월 이상 개를 의무적으로 해당 시군구에 등록하게 한 제도다. 등록하지 않아 적발될 시 처음일 경우 경고조치, 두번 째일 경우 20만원, 세번 째는 4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한편 버려진 반려동물들은 유기동물보호소가 보호, 관리, 처리를 맡고 있다. 현재 전국에 400곳으로 시나 군의 직영이 25곳인데 반해 민간의 동물보호센터나 동물병원 등 위탁보호시설이 375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호소 운영이나 인건비 등은 정부지원 없이 지자체에서 모두 감당하고 있어 예산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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