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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연구원 이직·기술유출 전자업계 공동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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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선진국의 기술을 숨가쁘게 쫓던 우리나라 기업들이 차세대 전기, 전자 산업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간 기술유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효성의 전 고위 임원이 경쟁사인 LS산전으로 이직하면서 자신의 업무용 PC 등에 저장돼 있던 기밀 자료를 빼돌린 뒤 일부를 활용한 혐의로 수사가 진행중이다. 효성측은 올해만 7000억원, 7~8년후에는 수조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LS산전측은 해당 임원이 효성을 퇴직한 뒤 자사와 근로계약을 맺었지만 효성이 주장하고 있는 영업비밀 유출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LS산전은 효성이 유출됐다고 주장하는 핵심기술인 초고압직류송전(HVDC) 역시 이미 한전과 기술개발중으로 굳이 효성에게서 기밀을 빼올 필요가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최근 불거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LGD)의 기술유출 분쟁과 똑같은 양상이다. SMD는 퇴직한 연구원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연구자료를 빼돌렸고 이 기술이 LGD로 넘어갔다는 주장을 제기해 수사가 진행중이다.

이에 맞서 LGD도 OLED와 관련한 기밀 유출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LGD 역시 독자적인 방식으로 OLED와 관련한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SMD로부터 기술을 빼올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기술 이름만 달라졌지 LS산전과 똑같은 얘기를 하는 셈이다.
전자업계는 이번 일을 두고 일종의 위기의식을 내비치고 있다. 핵심기술을 가진 연구원들의 신뢰가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를 받고 있는 연구원들은 퇴직하면서 자신이 연구한 데이터 일부를 갖고 나왔을뿐 이를 경쟁사에 대가를 받고 제공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마치 개인의 소유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전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세계 전기, 전자산업을 선도하면서 중국 등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핵심 연구원들을 접촉해 기술을 빼가려고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법원은 IT업체인 LG에릭슨에서 경쟁사인 노키아지멘스로 이직한 이동통신 분야 연구원 4명을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청구소송에서 LG에릭슨의 손을 들어줬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중 사원급 연구원도 있었다는 것이다.

법원조차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에 앞서 기술보호를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싸움을 인정한 셈이다. 기술 유출은 기업은 물론 국가에도 수천억, 수조원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연구원들도 연구 못지 않게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점을 이번 사건을 기회로 상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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