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층의 실업자 전락은 경제 문제임과 동시에 심각한 사회ㆍ정치 문제다.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범죄 증가 등 사회불안을 야기한다. 지난해 미국에서의 월가 점령 시위, 영국에서의 청년 시위 등은 불안정한 사회의 단면이다. 청년실업률이 50%를 넘어선 스페인에서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조국을 떠나고 있다.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의 불만은 이미 여러 국가의 선거에서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
은행 등 금융권 일각에서 시작된 고졸 인력 채용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은 그동안 학력 인플레이션의 폐해가 컸던 점에 비춰볼 때 의미 있는 변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고졸 채용은 지난해 3만7000명에서 올해 4만1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은 고졸 인력 채용이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뽑음과 동시에 이들이 기량을 펼 수 있는 기업문화 조성에 힘써야 한다. 개인도 적성ㆍ능력에 관계없이 일단 대학에 가고 보자는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대학들도 취업시장 변화에 맞춰 교육 내용을 바꾸고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사회 전반의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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