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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더學]자신의 아들을 죽인 적장도 항복하면 내 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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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國志經營-6.시인이며 디자이너였던 조조, 대륙보다 큰 인재 욕심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삼국시대 위나라 조조만큼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흔치 않다. 조조는 삼국지연의에서 권모술수에 능하고 잔혹한 악인으로 묘사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난국 때마다 일명 '난세 리더십'으로 재조명받는다. 그에 대한 평가는 시대와 이해관계, 논점 등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분명한 사실은 '치세지능신, 난세지간웅'(治世之能臣 亂世之奸雄ㆍ평화로울 때는 유능한 신하, 난세에는 간교한 영웅)이라는 문장에 가둬둘 인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인재라고 판단되면 "영웅에게 출신을 논하지 말라"...능력중심 발탁
신하들 반대한 전투 강행 "만류했기에 철저히 준비해 승리했다" 포상

[포커스리더學]자신의 아들을 죽인 적장도 항복하면 내 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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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갈고닦고 본인에게 엄격=조조는 정치, 경제에서부터 서예, 건축, 의상디자인 등에까지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조조는 손자병법 관련 문헌을 수집, 정리해 13편으로 엮고 해설하는 주석을 달아 후세에 전했다. 또 '맹덕신서'라는 병법서를 짓기도 했다.

조조의 뛰어난 지략과 병법은 폭넓은 지식에서부터 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조조는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도 평가됐다. 이는 모두 그의 인재등용 과정에서 좋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었다.

삼국지에서는 조조가 '낮에 군사전략을 궁리하고 밤에 유교경서를 읽으며 사색에 잠겼다'고 묘사한다. 또한 '높은 곳에 오르면 시를 읊조리고 새로운 시가 나오면 음악에 맞춰 노래했다'고 말한다.
조조는 엄격했다. 스스로 법을 만들고 이를 어기는 자는 아무리 지위가 높다 해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이는 그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조조는 전쟁에 출전하며 백성들의 밭을 밟지 않도록 말에서 내려 걸어가도록 했는데 밭을 밟을 경우 주인의 목을 베 엄하게 다뤘다. 하루는 자신의 말이 밭을 밟았고 조조는 자신의 목을 치라 했다. 부하들이 그를 만류하자 조조는 대신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전 부하에게 나눠줌으로써 경각심을 일으켰다 한다.

부하들에게 존경받는 리더는 스스로를 갈고 닦고 자신이 정한 기준을 지키는 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외감을 갖게 하는 한편 원칙을 공유하게끔 하는 것이다.

◇철저한 인재등용, 용인술의 달인=조조는 평생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유재시거(唯才是擧), 즉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한 가지라도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을 찾으려 했다.

조조 주위에는 이미 그의 능력에 호감을 표하는 많은 인재가 있었으나 인재에 대한 그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인재에 대한 그의 시각은 건안 15년에 발표한 일종의 인재등용 성명서 '구현령' 에서 더욱 자세히 나타난다.

"천하의 인재는 위정자가 적극적으로 찾아내지 않으면 그리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인재등용에 있어서는 청렴한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든가, 충성심이 증명되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는다든가, 또는 신분이 낮아서 못 쓴다든가...등의 조건을 붙여서는 안 된다. 마음에 드는 인물이 있으면 다소 결점이 있더라도, 자신의 타입이 아니더라도, 등용하고 볼 일이다. 능력에 따라 부하를 부릴 수 있는지 여부가 지도자로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조조는 능력을 갖춘 인재라면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았다. '영웅에게 출신을 논하지 말라'는 것이 조조의 철학이었다.

조조가 총애했던 책사 순욱은 적군 원소의 부하였다가 조조의 부하가 돼 관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순욱이 원소의 곁을 떠나 조조에게 왔을 때 그는 문 앞가지 마중을 나와 손을 잡고 "당신과 같은 우수한 참모는 내게 있어 옛날 자방(장량)과 같은 존재"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조조는 자신의 맏아들인 조앙과 조카 등을 죽인 적군의 장군 장수가 관도대전 이후 항복하자 과거를 따지지 않고 장수를 받아들이고 장수의 딸을 며느리로 삼았다. 허저, 전위, 장요, 가후 등도 조조가 발굴해낸 대표적 인물들이다.

조조는 철저히 실력 중심으로 인물을 선발했다. 이는 학연, 지연 등이 넘쳐나는 오늘날 리더의 인재등용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특히 조조는 자신이 선발한 인재가 다소 결점이 있더라도 용인하며 대신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왔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이는 리더의 주요 역할이기도 하다.

◇신속한 결단력과 실용주의= 오환정벌은 조조의 조직장악력과 통솔력을 드러내는 일화 중 하나다. 원정을 나서기 전, 많은 신하들이 조조를 만류했다. 하지만 조조는 자신이 결정을 내린 것에 지체하지 않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오환정벌에 나섰고 결국 승리한다. 직후 성으로 돌아온 조조는 정벌을 말린 신하의 명단을 작성하도록 지시한다. 숙청대상이라 다들 예상했던 것과 달리 사실 이는 포상명단이었다. 조조는 "승리를 거뒀지만 다소 무모했다. (신하들이) 만류했기에 더 준비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이유를 말했다.

조조는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리더였다. 각종 전투병법과 인재등용 과정에서도 그의 결단력과 실용정신이 확연히 드러난다. 조조는 천하의 인재를 구하는 포고문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효도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능력만 뛰어나면 좋다'고 했다. 이는 명분보다는 구체적인 실리를 추구하는 실용주의, 합리주의로 평가된다.

조조는 전투에서도 의외의 수를 제안해 적을 제압했다. 전체를 상대로 하기보다 적의 허를 찌르며 하나씩 각개격파하는 그의 방식은 오늘날 때때로 적을 속이는 권모술수로 저평가되기도 하지만 실리를 추구하는 그의 방식으로도 이해된다.

조조가 완벽한 리더였던 것은 아니다. 조조의 아버지와 친인척을 죽인 대가로 죄 없는 서주 백성 수만명을 살해한 서주대학살, 여백사의 식솔들을 죽인 후 여백사까지 죽인 일화 등에서는 조조의 잔인성과 냉정하고 성급한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다. 여색도 심하게 밝혔다. 젊은 시절 원소와 함께 신부를 강탈해 온 일에서 이미 그가 여색을 좋아하는 것이 드러난다. 처와 첩 중 성씨가 분명한 이만 열다섯명이라고 전해진다.

 도움말 : 현대경제연구원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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