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점심을 ‘빨리’ 해결하려는 이유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쪼개서 자기 계발에 투자하려는 직장인에게 1시간씩 소요되는 점심 식사 시간이 반가울리 없다. 게다가 혼자 점심을 해결하는 ‘나홀로 식사족’이 증가한 것 역시 점심 메뉴로 패스트 식사를 선호하는 이유다.
특히 포장 판매율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인 점도 이상적이다. 정식 식사를 판매하는 매장인 경우 점심 시간에만 몰리는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지므로 테이블을 2번 회전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패스트 식사를 판매하는 매장의 장점은 좌석이 없으면 포장으로 전환하는 고객이 있으므로 협소한 장소를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다.
10~15분이면 식사가 마무리되고 테이크아웃 판매가 높기 때문에 운영주 입장에서는 판매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우선 인력 구조가 간소해진다. 패스트 식사를 판매하는 매장의 인력이 절감되는 이유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빈도가 낮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당에 방문하면 물을 가져다주고 반찬을 리필하는 등의 역할을 종업원이 담당하지만 오벤또 매장의 경우 이런 서비스가 생략돼 있다.
패스트 식사가 점심 문화를 바꿔가는 모습은 대학가와 학원가 역시 다르지 않다. 컵밥 열풍이 뜨거웠던 노량진 학원가에 위치한 24평 규모 오벤또 매장의 하루 매출 역시 12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패스트 식사는 테이크아웃 도시락 전문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가맹점 숫자가 250개를 상회하는 일본식 삼각김밥 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의 경우 역시 4000~6000원대 저렴하면서 간편한 일본식 삼각김밥, 우동, 규동 등으로 가능한 빨리 점심 식사를 해결하려는 직장인에게 어필해 성공했다.
최근 죽 전문점 ‘본죽’에서도 프리미엄 한식도시락 브랜드인 ‘본도시락’을 론칭해 가맹 사업을 벌이고 있다. 향후 패스트 식사 문화는 사회 전반에 확산될 조짐이다. 싱글족 및 싱글 세대수 증가, 남보다는 나를 중시하는 문화의 확산으로 탄생한 ‘나홀로 식사족’ 증가가 해당 트렌드의 확산을 부추기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창업·유통 및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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