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연대의 주자인 유인태, 이낙연, 전병헌 후보는 ‘박지원-이해찬 연합’에 대해 맹공을 가하자 박지원 최고위원은 ‘친노-비노’의 단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룩하자며 팽팽히 맞섰다. 서로 열띤 비난이 오가자 연설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의례적인 박수마저 터지지 않았다. 당내 후폭풍을 반영한 듯 간담회장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유 후보는 “느닷없이 이박연대 뛰쳐나와서 연대가 옳으냐 그르냐 논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게 국민들 보기가 면구스럽다”고 토로했다. 유 후보는 “두 계파가 박수치면 당이 제압될 것으로 생각한 게 아니냐”며 “그거야말로 착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 후보는 “아껴야 할 대통령 후보 자원을 개입한 것은 대단한 실책”이라며 “원탁회의를 끌여 들인 것도 대단히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할 분담 이렇게 돼서 나머지 이 의원들은 다 소총수 역할밖에 할 수 없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전병헌 후보도 박지원 대표를 겨냥해 ‘이박연합’의 비민주성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전 의원도 “필승카드라고 이야기하는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과 오만적 발상으로 국민의 뜻을 받아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후보는 “그 방식으로 정권교체 성공하더라도 그들만의 정권교체이자 그들만의 독식구조”라며 “의원들 대부분이 소외되어 성공할 수 없는 정권이 된다”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127명 의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내활동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같은 비판을 예상한 듯이 “세 후보에게 실컷 욕을 얻어먹었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최고위원은 “짧은 시간 내에 거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사실은 단합이냐 담합이냐 이것은 3당 통합처럼 새누리당과 무슨 일을 도모했다고 하면 담합,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 뭉쳤다고 하면 좋은 일”라며 당내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해찬 고문의 원내대표 제안을 소개하면서 그는 “만약 우리 두 사람이 당권에 도전했다가 한 축이 무너지면 정권교체 되겠느냐는 이 전 총리 말에 감동했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친노, 비노할 때가 아니라 단합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인 초선의원은 모두 29명이다. 남윤인순, 김광진 최고위원 등을 비롯한 중앙당 출신 의원들이 중심으로 상견례 모임을 열은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몰리자 공개하기로 했던 초선 의원들의 인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한때 현장에서 혼란을 빚어지기도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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