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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대출상품 실적 보니 '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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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출범 이후 떠들썩하게 출발했지만..
-조건 충족기업 드물고 위험 커 은행도 소극적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현 정부 출범이후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은 녹색금융 대출상품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동참하는 취지에서 관련 대출상품을 나왔지만 대출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적은 탓에 실적이 부진했던 것.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녹색기업 대출을 위해 운영해 온 우리로봇시대론과 우리RFID/USN론 취급을 중단했다. 우리로봇시대론은 유망 로봇 개발업체에 최대 6억원까지 지원해주는 상품으로 지난 2008년 11월 출시됐지만, 3년이 넘도록 취급액이 9억원에 그쳤다.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개발업체 등에 대출해주기 위해 2009년에 선보인 우리RFID/USN론 취급액도 고작 6억원에 불과했다. 2009년 9월 선보인 우리은행의 '우리사랑 녹색기업대출' 취급액도 지난달 현재 418억원에 그쳤다. 통상 은행이 하나의 대출상품으로 연 평균 2조원의 대출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위(We)드림대출 상품의 경우 6개월 만에 취급액이 1조8000억원을 넘어섰다"며 "몇백억원 정도에서 나오는 이자수입으로는 사업비용 조차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타 시중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한은행이 2009년 2월 내놓은 태양광기업 지원용 대출상품 '신한솔라파워론'의 취급액은 지난달 말 현재 391억원에 그쳤다. 2010년 4월 출시해 2년 동안 취급액이 3조3000억원인 위더스기업 대출상품과 천양지차의 결과다. 환경 친화적 생활을 하는 고객에게 최대 0.3% 금리를 우대해주는 하나은행의 '저탄소 녹색성장 : -0.3℃ 대출 상품'은 지난 2009년 4월 개설된 이후 3년 동안 취급액이 399억원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대출 담당자들에 따르면 친환경 대출을 받을 만한 대상자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환경부 산하 녹색성장위원회에 따르면 녹색금융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녹색산업 인증을 취득한 17곳, 녹색전문 기업으로 지정된 68곳 뿐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녹색인증ㆍ전문기업들도 기술력만 있을 뿐 담보가 충분치 않아 무조건 돈을 빌려주기 힘든 실정"이라며 "사실상 해당 대출상품 취급이 올스톱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녹색기업 대출과 연계돼 있는 비과세 예ㆍ적금 상품의 판매도 부진한 실정이다.

현행법상 녹색금융 예ㆍ적금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 면제 혜택을 주고 그 대신 은행이 유입 자금의 60%를 녹색기업에 대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이 예ㆍ적금으로 조달한 자금의 60%를 녹색기업에 대출하지 못할 경우 감면되는 세금을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예금 및 적금으로 돈이 들어와도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자 은행들이 예ㆍ적금 상품의 판매를 꺼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대출 가능성이 제로인 상황에서 은행의 손실을 감수하고 비과세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겠느냐"며 "현재 녹색금융 비과세 예ㆍ적금을 판매하는 은행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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