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6매" 할당량까지 정한 협조.. 구매현황 보고도
단독[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금융당국이 수십억 원 어치의 '2012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 입장권 구매를 종용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차원 이벤트의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자 민간 금융회사에 할당량까지 정해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전형적인 '관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느닷없이 금융권을 대상으로 세일즈에 나서게 된 것은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대전엑스포 이후 2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국가 행사인데도 입장권 판매가 저조하자 조직위에서 각 부처에 판매 협조를 독려하고 나선 것.
지난달에는 조직위 관계자가 금융당국 및 정책금융기관 실무관계자들을 모아놓고 구체적인 판매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6매의 40%는 1.04매다. 직원 1인당 1매 이상을 예매하도록 한 셈이다.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조직위 측에서 1인당 최소 1매는 예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은행ㆍ보험ㆍ증권ㆍ신협ㆍ상호저축 등 조직위에서 지정한 5개 권역의 금융회사 전체 인원은 22만4017명. 이들이 구매해야 할 최소 수량은 23만2987장으로 성인 티켓 1장당 가격(3만30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76억원 규모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강압적인 요청은 없었으며, 자율적으로 예매수량을 채우도록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이 협조 요청을 사실상 '강매'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금융기관 한 곳이 수 만장의 티켓을 사들였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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