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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콘트라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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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콘트라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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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리메이크 붐은 할리우드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각종 고전과 신화, 출판 만화, TV 드라마와 게임 등 돈이 벌린다는 판단만 들면 닥치는 대로 스크린에 옮겨대는 것이 할리우드의 습성이다. 이유는 한 가지다. 완벽하게 기발하고 독창적인 각본(Original Screenplay)을 찾아내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 다. 소재 고갈이다. 자꾸 눈을 미국 밖으로 돌릴 수밖엔 없다.

'밀수품'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콘트라밴드 Contraband'(22일 개봉)는 최근 할리우드가 군침을 흘리기 시작한 북유럽 원산(原産) 영화의 리메이크다. 동명의 스웨덴 영화들을 리메이크한 뱀파이어 로맨스 '렛 미 인'과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탓이다. '콘트라밴드'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배에서 전직 밀수꾼이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레이캬비크- 로테르담'의 미국 버전. 원작 영화에서 주연과 제작을 맡았던 발타자르 코르마쿠르가 직접 감독으로 나섰으며, 배우 외에 제작자로도 활약하는 할리우드의 '거물' 마크 월버그가 주연 배우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레이캬비크가 미국 뉴 올리언즈로 바뀌는 등 배경과 캐릭터 설정, 영화의 규모가 할리우드 식으로 변했지만 '콘트라밴드'의 기본 줄기는 원작과 거의 동일하다. 가족을 위해 손을 씻은 왕년의 전문밀수꾼 크리스(마크 월버그 분)가 철없는 처남 앤디(칼렙 랜들리 존스 분)의 실수로 인해 위기에 처한 가족을 지키려고 마지막 한 탕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범죄 스릴러 영화가 판치는 할리우드에서 '콘트라밴드'의 내러티브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콘트라밴드'의 강점은 이야기가 아닌 화려한 볼거리에서 나온다. '콘트라밴드'는 1억4000만 달러 상당의 위폐를 파나마시티에서 미국으로 들여오려는 크리스의 좌충우돌기를 꽤 '리얼'하게 풀어내며, '오션스 일레븐' '이탈리안 잡' 등 성공적인 할리우드 범죄 스릴러 영화의 뒤를 잇는다.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家長) 이미지로 남성성의 극한을 탄탄한 몸으로 표현해낸 마크 월버그나 액션 영웅 이미지를 벗은 '언더월드'의 케이트 베킨세일, 악당 '팀' 역의 지오바니 리비시 등 배우들은 그럭저럭 좋은 앙상블 연기를 선보인다.

살짝 궁금해진다. '콘트라밴드'에서 할리우드의 비슷한 장르 영화들과는 다른 점을 찾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단점이면서 장점이다. '콘트라밴드'는 북유럽의 서늘하고 음울한 기운이 완전히 거세된 할리우드 영화다. 무늬만 북유럽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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