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출신이라더니"… 은행 갔다 덜미잡힌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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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출신 학교와 직업 등을 수시로 속여 가며 직장동료는 물론 애인을 상대로 8년간 4억여원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이 남성은 부모는 물론 친척들까지 속여 큰 돈을 가로챘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20일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10만원권 수표를 1억원, 100억원권으로 305억원의 위조 수표를 만들고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위조해 주변인으로부터 54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김모(3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애인 채모(37)씨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3800만원을 빌렸으나 이를 갚을 길이 없자 10만원 짜리 수표를 스캔해 숫자 '0'을 덧붙여 100억원권 3장과 1억원권 5장으로 위조해 건냈다가 채씨가 이를 은행에 입금하러 가면서 발각됐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김씨의 사기 행각은 이뿐이 아니었다.

충북 청주의 한 사업가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중·고등학교 때까지 상위권을 놓치는 법이 없는 똑똑한 아들이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직후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합격했다"며 고향을 떠났지만 실상은 서울에 한 렌터카 업체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김씨는 사무실에서도 명문대생 행세를 했다.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한 뒤 동료에게 "기술을 특허로 등록시켜 주겠다"면서 대행료 16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집안에서는 계속 학교에 다니는 척을 했다. 부모가 꼬박꼬박 보내주는 학비는 유흥비로 사용했고, 졸업시기가 다가오자 이번엔 "변리사 시험을 준비한다"며 생활비를 타갔다.


고모 김모(50)씨에게서도 1억의 돈을 뜯어냈다. "변리사 자격증을 따서 좋은 직장에 다닌다"며 고모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로비로 불러들인 뒤 사무실에 바삐 오가는 척을 하며 속이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엔 조선족 여인 채씨에게 접근해 "가족들은 캐나다로 이민 갔고, 관세사 출신으로 지금은 구로에서 무역회사를 운영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인터넷 아르바이트 대행업체에서 대리 양부모를 섭외해 채씨와 가짜 상견례를 했고,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며 돈을 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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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채씨가 김씨에게 받은 가짜 수표를 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김 씨의 사기행각은 결국 덜미를 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김씨를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를 도운 배모씨를 불구속 입건해 여죄를 추궁중이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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