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2월말부터 이달 19일까지 전국 9개 도시 돌면서 현장소통 프로젝트 진행
"현재 학교에서는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더라도 보복이 두려워서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만약 신고를 한다면 피해학생에게 어떤 보호조치가 내려질지 궁금하다." (대구의 한 중학생)
'반드시 통한다'는 뜻의 '필통' 톡은 최근 극심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을 소통 부재로 보고, 학생·학부모·교사·지역주민들이 진솔하게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서경석, 이윤석, 김영철 등 학생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개그맨들의 사회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지역 방송을 통해 매회 방영됐다.
학교 현장의 고충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건의사항도 이 자리에서 오갔다. 울산에서 열린 필통 톡에서는 최근 시행한 복수담임제에 대해 학부모 대표가 "복수담임제가 돼도 선생님들의 업무는 줄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정책이 갑자기 생기지 않고 조금 더 소통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가장 많은 얘기가 오간 것은 역시 학교폭력 문제였다. 광주에서 가진 세번째 '필통 톡' 시간에는 광주 남부경찰서 전경들의 '애정남' 공연이 펼쳐져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경들은 '친구 사이에 돈을 빌리는 것과 뺏는 것의 차이'라는 주제로 "돈을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빌려가기만 하는 행위는 돈을 뺏는 것"이라고 애매한 것에 대한 기준을 정해주기도 했다. 또 "학교폭력을 보고도 못본 척 방관하는 것 역시 학교폭력"이며 "이것은 정당하게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비겁하게 꽁무니를 빼는 것"이라 설명했다.
춘천에서 열린 필통 톡에서는 '내가 교과부 장관이라면, 학교폭력 이렇게 해결하겠다'라는 질문에 "대안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터닝포인트를 잡아줄 것",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줄 것", "학교의 자생력을 지원해줄 것" 등 다양한 패널들의 답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장관은 8번째 울산 필통 톡을 마친 자리에서 "필통 톡을 통해 오히려 제가 가장 많이 배우게 됐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접하니까 정책을 만들고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장관은 "학교폭력문제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교육정책을 펼칠 때도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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