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신재정협약을 지키지 못하겠다는 스페인과 헝가리에 대해 유럽연합이 각기 다른 제재 양상을 보이면서 EU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약소국 헝가리는 첫 재정 제재 대상의 움직임이 보이는가 하면 강대국 스페인에 대한 압박은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이다.
EU는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를 올해 4.4%, 내년 3%로 못 박아 놨지만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며 “올해 재정적자비율을 기존 4.4%에서 5.8%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만약 EU가 스페인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그리스, 포르투갈 등도 EU의 긴축안이 가혹하다며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저널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스페인이 새롭게 요구한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이 날 재무장관 회의를 마치고 “내년 3% 감축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스페인이 수정한 5.8%에서 0.5%p 더 줄여 적자 감축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한 발자국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EU가 역내 약소국인 헝가리에 대해 신 재정협약에 따른 재정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처음으로 제재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EU가 내년 1월 헝가리에 4억9천500만 유로를 지원하려던 계획을 1년 연기하는 결정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EU는 헝가리에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밑으로 끌어내리도록 요구하면서 오는 9월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도록 요구해왔다.
한편, 쇼이블레 장관은 민간채권단의 그리스 국채 상각 교환 프로그램이 모두 잘 이뤄졌다면서 유로존의 제2차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서명이 이번 주 중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이날 1770억 유로의 국채를 모두 교환했다고 공식 밝혔다. 그리스는 국채교환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3500억 유로의 부채에서 1050억 유로를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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