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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헨더슨, 어머니 품에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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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어머니의 나라는 따뜻했다. 어머니의 품처럼 그를 꼭 감싸 안았다. 그 옆을 지킨 어머니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아들의 금의환향을 대견스럽게 지켜봤다.

UFC 라이트급(-70kg) 챔피언 벤 헨더슨이 2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지난 26일 격투기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랭키 에드가(미국)와의 라이트급 타이틀매치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5월 UFC 데뷔 이후 9개월여 만에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계 선수가 UFC 정상을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틀을 따낸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아서일까. 이날 인천공항은 헨더슨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헨더슨은 그 광경을 핸드폰 카메라에 저장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파란 스카프를 두르고 함께 모습을 드러낸 어머니 김성화 씨는 이 모습을 환한 미소로 흐뭇하게 지켜봤다.

“본인이 열심히 훈련해 정상까지 빨리 온 것 같다. 아들이 챔피언이 된 순간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김성화 씨는 아들을 정상으로 이끈 일등공신이다. 헨더슨이 “세계에서 가장 강하신 분”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다. 김 씨는 주한미군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어린 시절 태권도장으로 인도했다. 헨더슨의 바른 성장과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혼 뒤 그는 매일 가게 세 군데를 도는 등 하루 15시간씩을 일해 자식들을 키웠다. 그 덕에 헨더슨은 고교시절 레슬링을 배울 수 있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종합격투기에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어머니의 끊임없는 지원이 이뤄낸 결실. 헨더슨은 이를 잘 아는 효자였다. 쾌거를 거둔 26일 그는 챔피언 벨트를 넘겨받자마자 한국인 어머니 김성하 씨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김성화 씨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아들의 챔피언 벨트를 쓰다듬다 눈물을 쏟아내 사이타마 슈퍼아레나를 찾은 관중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날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서도 헨더슨은 자신보다 어머니를 먼저 챙기기 바빴다. 받은 꽃다발을 그대로 어머니에게 안겨줬고 카메라 앞에 선 어머니의 옷매무새를 바로 잡아줬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어머니 옆에 꼭 붙어 모든 공을 돌렸다.

“어머니 때문에 태권도를 할 수 있었다.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미국에 계속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고 내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태권도를 열심히 배웠다.”

아들의 효도에 웃지 않을 어머니는 없다. 김 씨는 믿음으로 헨더슨의 앞날을 축복했다.

“아들이 지금처럼만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씨가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미국에서의 고생은 조금씩 잊히고 있었다. 웃음은 뒷바라지의 끝을 의미하진 않았다.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며 김 씨는 아들의 모자부터 신발까지 꼼꼼하게 외모를 체크했다. 컨디션을 묻기도 했다. 그는 여느 한국의 어머니들과 다르지 않았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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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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