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하나금융그룹-LH '하나금융타운' 조성 MOU 체결 뒷얘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하나금융그룹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에 5000억 원을 투자해 '하나금융타운'을 조성하기로 한 가운데, 인천시가 하나금융그룹의 투자를 유치하게 된 뒷 얘기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시와 하나금융그룹,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인천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드림타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청라국제도시 청라역 인근 약 33만 m²의 부지에 약 5000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올해 말 착공해 2016년까지 하나금융 본부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 연구개발(R&D)센터, 교육연수시설, 정보기술(IT)센터,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 기반시설들을 지어 2014년까지 입주할 계획이다.


2016년 2단계 공사까지 마무리하면 청라국제도시에서 상주하는 인원은 5000∼6000명에 이른다. 외환은행까지 2만1000명인 그룹 전체 임직원 중 4분의 1이 청라국제도시에서 근무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외환은행 하나대투증권 하나SK카드 등 자회사 본사들까지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회사까지 인천으로 가게 되면 사실상 서울에는 영업점 등 대(對)고객 인력만 남게 된다.


이같은 하나금융타운 조성에 인천시는 크게 기꺼워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협약을 체결한 후 시정일기를 통해 "오늘은 기쁜 날이다. 의미있는 날이다. 청라국제도시가 국제금융도시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날"이라고 기쁨을 표시할 정도다.


인천시는 특히 '동북아 국제금융업무 허브'를 표방하며 개발하기 시작한 청라국제도시 사업이 하나금융타운 조성으로 드디어 본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 반색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로 국내 최대 은행으로 성장한 하나은행이 글로벌 금융 그룹으로 발전하가 위한 전진 기지를 청라국제도시에 구축한 셈이기 때문이다.


또 상주 인구의 증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과 함께 신세계 쇼핑 타운ㆍ인천로봇랜드 등 여타 개발 사업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하나은행이 20년 전 경기도 분당에 전산센터를 옮겼을 때도 인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적이 있다.


인천시가 하나금융을 유치하긴 했지만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수도권에 그룹의 역량이 집중된 독자적 금융타운을 건설하기 위해 입지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게 수개월 전이었다. 김 회장은 스페인 마드리드 서북쪽에 본부를 통째로 이전해 '산탄데르시'를 건설,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 유로존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 은행'을 참고해 금융타운 건설을 구상했으며, 수도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적절한 부지를 물색 중이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송영길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알게 돼 친분이 있는 김 회장과 연락해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투자 유치 노력이 시작됐다.


송 시장은 김 회장에게 국제금융도시를 꿈꾸는 청라국제도시의 비전을 소개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투자 유치담당 부서를 통해 국제공항ㆍ국제항만이 30분 거리에 있고, 서울과의 접근성도 뛰어난 청라국제도시의 입지적 장점을 적극 어필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 등 행정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머뭇거리던 하나금융도 "공항이 근처에 있어야 글로벌 금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청라국제도시 투자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고양시, 부산시 등도 검토해봤지만 공항이 가까운 곳이어야 세계 각지 인재들을 모아 교육을 하기 편리하고, 경인아라뱃길 등 레저 인프라와 국제학교 등 교육 환경 등이 좋다는 점에서 청라국제도시를 선택했다.


고비도 있었다. 청라국제도시 인근 수도권쓰레기매립지에서 나오는 악취 등 환경 문제였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때 묻힌 장마쓰레기에서 악취가 풍겨 나와 인근 주민들이 민원이 심해지자 한때 하나금융 내부에서 청라국제도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퍼진 것이다. 교통 접근성이 아직까지는 떨어지고, 인근 수도권쓰레기매립지ㆍ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환경 오염 물질 때문에 직원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높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송 시장이 최근 간부회의에서 "쓰레기 매립지 악취 문제가 하나 금융타운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악취는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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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나금융은 결국 청라국제도시만큼 최적의 입지를 갖춘 곳이 없고, 쓰레기 매립지 악취 등 환경ㆍ교통 문제의 경우 인천시의 개선 의지가 높아 차츰 호전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최종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MOU 체결 직후 "금융타운 조성의 최적지를 고르기 위해 1년동안 돌아다녔는데 인천만한 곳이 없더군요. 세계를 무대로 한 그룹이 되려면 세계 각지 인재들을 모아서 교육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공항에서 가까운 곳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의 편의성도 많이 고려했다.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나 강남까지 40분이면 간다.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외국으로 나가기 쉬운 최적의 위치다"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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