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채훈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롯데 테마파크와 대형쇼핑몰은 대전 경제 도움”
이 때부터 엑스포과학공원재창조사업이란 이름으로 엑스포공원을 살리기 위해 대전시가 바쁘게 움직였다. 공공부문에서 고화질(HD)드라마타운 등을 유치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민간부문투자는 뚜렷한 성적 없이 5년이 흘렀다.
채 사장의 첫 성과는 엑스포과학공원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것. 지난 달 16일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 롯데쇼핑, 롯데월드가 엑스포과학공원에 복합테마파크를 짓는 투자협약을 맺으며 재창조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협약은 롯데가 6000억원을 들여 엑스포과학공원 전체 터(56만㎡)의 60%에 이르는 33만㎡를 복합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시민단체와 여론이 쇼핑몰 입점을 반대하지만 채 훈 사장은 대전을 위해 대형 쇼핑몰이 들어와야한다는 주장을 폈다.
채 사장은 “테마파크는 특성상 수익이 나지 않는다. 유지관리비도 많이 든다”며 “상업시설 입주는 불가피하다. 임대 예정 터의 40%쯤을 상업용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채 사장은 “시민단체와 언론이 전통상인 피해 걱정을 하는데, 대형 쇼핑몰은 고객층이 다르다”며 “서울 롯데월드의 경우 800만에서 1000만 관광객 유입 순증효과 있다. 대전시민의 4배가 넘는 사람이 대상인데 대전유통질서를 흐린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채 사장은 또 “중요한 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어느 대기업이 대전에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겠나. 절대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핑몰이 들어서면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 신세계첼시의 ‘유니온스퀘어’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채 사장은 “중복은 좋다. 중복보다 건전한 경쟁이라고 봐야한다”며 “대전시가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 하지만 시 추산으로 한해 800만~1000만명이 외부서 대전을 찾는다. 기존 유통질서를 흐린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대전경제에 크게 도움될 것으로 채 사장은 내다봤다. 그는 “1000만명이 대전서 1만원만 써도 1000억원이다. 가족이 한 끼 식사하는데 몇 만원을 쓴다. 그 이상의 기대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공원에 놀이시설이 들어서는 것엔 과학으로 논리를 폈다. 채 사장은 “놀이시설은 늘 새 시설을 해야 한다”며 “놀이시설은 기계공학과 컴퓨터공학에서도 첨단기술이 모인 집합체다. 놀이를 하다보면 과학을 자연스레 체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엑스포과학공원이 출범 후 해마다 50억원대의 적자를 내 900억원의 자금이 지난해 말 151억원이 남을 만큼 적자운영을 했다. 적자구조를 어떻게 흑자로 바꿀 것인가가 공사의 과제다.
채 사장은 “마케팅공사는 대전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진흥기관이다. 우리가 스스로 돈을 버는 곳이라기보다 어떻게 프로모션하고 거기서 시민들에게 어떤 수입이 돌아가는 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쓰는 기관이란 말이다. 채 사장은 “수익을 내라는 건 이율배반적 주문”이라며 “그러면 관광진흥공사는 돈을 버는 게 없다. 벌써 망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사장은 3년의 임기라서 2015년 롯데 테마파크 준공을 볼 수는 없다. 채 사장은 “내가 짓고 들어가 살 필요 없다. 시민과 직원들에게 좋은 유산, 좋은 시설의 기반을 닦아주고 떠나는 자체가 CEO로서 행복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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