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급 대박, 당사자보다 더 신났다?"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집을 사야할지 고민됐다. 계약금, 중도금 등 입주 전에 내야할 돈이 만만찮고 집값이 떨어질 거란 얘기들이 많아서다. 그런데 이번에 남편이 성과급을 두둑히 받아 계약금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집부터 천천히 둘러보려고 나왔다."
9일 오후 4시 수원시 신동에 위치한 '래미안 영통 마크원' 견본주택에서 만난 P씨의 얘기다. 견본주택에는 그처럼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펴보며 상주해 있는 직원과 상담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분양팀 관계자는 이 정도면 주말에 들어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분양을 시작한지 꽤 됐는데도 미분양 물량이 남아 걱정해오던 건설회사 분양팀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 상태다. 견본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상 한파'는 남의 집 얘기가 됐다.
견본주택을 찾는 수요자들 중 대부분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려 두둑한 초과이익분배금(PS)을 받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분양한 이 단지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삼성디지털시티와 바로 붙어 있어 최대수혜단지로 꼽히고 있다.
◆'삼성 효과'.. 연초부터 계약률 부쩍 높아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의 실적을 내며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특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성과급(PS)은 연봉의 50%에 달했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도 44.5%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2010년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연봉이 86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평균 4000만원이 넘는 돈을 한번에 받은 셈이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이번에 받은 성과급으로 집 구하기에 나섰다. 계약금을 치를 여건이 마련돼서다. 덕분에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영통 마크원'의 미분양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연초만 해도 8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지만 이젠 몇 가구 남지 않았다는게 분양팀의 설명이다. 분양가는 3.3㎡당 1150만~1360만원인데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되자 내집마련 수요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 아파트는 계약금 10% 분납제(5% 1회차, 5% 2회차)와 중도금 대출(60%) 이자 후불제를 적용해 초기 납입 부담을 줄여줬다.
분양팀 관계자는 "직장 근처의 새 집을 구하려는 삼성전자 직원들 때문에 연초부터 계약률이 부쩍 높아져 남은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 일대 미분양 소진= '삼성 효과'라 할 만큼 수원 일대의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 10일 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작년말 수원의 미분양 아파트는 1473가구였다. 지난해 1월말 3344가구였던 것에 비하면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최근 들어선 미분양 감소현상이 두드러진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수원 부동산 시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서울 수도권 전세금 급등이 일부 중소형 아파트 매매 수요로 옮겨 붙는데다 신분당선, 분당선 연장선 개통, 광역교통망 확대 등 교통호재가 잇따르며 실수요자들의 매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평가도 비슷하다. 영통구 세류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수원영통 e편한세상 전용 84㎡는 작년 1월 전세가가 1억7500만원에서 1억9000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1억9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동에 위치한 풍림 아이원 3차 전용 84㎡도 작년 1월보다 평균 2000만원 이상 올렸는데 물건이 금방 소진된다"고도 했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학군 때문에 전세를 서둘러 구입한 때문에 12월과 1월 전셋값이 반짝 상승했다가 현재는 다소 주춤한 분위기"라며 "시장이 살아나며 매물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박상현 과장은 "시장 분위기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닌데도 삼성 직원 뿐 아니라 일반 수요자들의 분양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며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만기가 다가오자 전셋값 부담에 내집마련을 서두르는 실수요자들도 분양 상담을 많이 해오고 있다" 전했다.
◆'삼성 효과' 인근으로 번지나= 삼성의 성과급 잔치에 수원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자 화성·오산시의 분위기도 호전되는 양상이다. 인근 산업단지 근로자의 꾸준한 수요에 이어 인근 지역에서 유입되는 전세 수요자들로 인해 가격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미 출시된 전세매물도 작년보다 가격을 올린 상태다. 화성시 반월동 두산위브 1단지 전용 84㎡는 올 1월 1억6000만원에서 현재 1억9000만원으로 3000만원 가량 전셋값이 올랐다. 진안동 월드메르디앙 전용 76㎡는 1월 초 전세가 1억2500만원에서 현재 1억45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화성시 주변으로는 늘 전세가 없다. 삼성 효과라 볼 수 있다"며 "요즘에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만기가 된 사람들이 대출을 안고서라도 매매로 전환하려는 문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사들도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동탄2신도시 인근의 삼성전자 나노시티에 삼성반도체공장 등이 밀집해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올해 연봉의 약 42%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은 상태다.
동탄2신도시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반, 이지, 롯데 등 앞으로 새로 나오는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작년 말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분양을 문의하는 사람들 중에는 삼성전자반도체 공장의 직원과 관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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