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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워 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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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워 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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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최근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개인적으로 성에 차지 않았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할리우드의 아이콘 스티븐 스필버그는 본업인 감독보단 제작자로 더 활발하게 활동한 것이 사실이다. 공상과학(SF)의 최고 걸작 중 한 편으로 꼽히는 '우주전쟁'(2005) 이후 그는 '뮌헨'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등의 태작을 내놓으며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지난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과 손잡고 연출한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도 테크닉만 남아있는 진부하고 안이한 구성으로 실망스럽기는 매 한가지였다. 1946년생으로 이제 일흔을 바라보는 스티븐 스필버그도 이제 할리우드의 과거 유산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워 호스 War Horse'(2월 9일 개봉)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달랐다. '워 호스'는 이미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으로 제작돼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마이클 모퍼고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짧은 줄거리 소개만으로도 스티븐 스필버그와 찰떡 궁합이다. 1차 세계 대전 발발 직전의 영국 시골 데본, 소년 앨버트(제레미 어바인 분)은 아버지(피터 뮬란 분)가 사온 말 '조이'와 뜨거운 우정을 나눈다. 전쟁이 터지면서 영국 기마대의 군마로 차출되어 대륙 전선으로 향한 조이는 혼돈으로 가득한 전장 속에서도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종합선물세트다. '이티'에서 이미 보여준 적 있는 두 아웃사이더의 가슴 절절한 우정 이야기에, 전쟁의 스펙터클과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동물을 주인공으로 끌어들였다. 준비는 완벽하게 끝났다.

'워 호스'는 과거 전쟁 영화 트렌드에서 방향을 살짝 튼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인간 배우가 아닌 말 조이의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며, 요즘 할리우드 트렌드인 특수효과는 최소한으로 줄이며 사실성 극대화에 집중한다. 존 포드와 윌리암 와일러 감독 등 흡사 1940~50년대 나왔던 할리우드 거장 영화들의 우아함과 진중함이 느껴질 정도다. 스필버그가 낙점한 앨버트' 역의 '신성(新星)' 제레미 어바인 외에도 피터 뮬란, 에밀리 왓슨, 데이빗 튤리스 등 배우들의 앙상블도 훌륭하다. 하지만 '워 호스'가 관객들에게 안기는 감동의 대부분은 타이틀롤 조이에게 나온다. 총 14 마리의 대역마(代役馬)가 사용된 조이는 극 말미 '미국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올라도 부족함이 없을 최고의 감성 연기를 선보인다. 힘든 시대에 희망이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가 조이의 그렁그렁한 눈에 '오롯이' 박혀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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