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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리틀 장동건'이 아니다! - '마이 웨이'의 도지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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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리틀 장동건'이 아니다! - '마이 웨이'의 도지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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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도지한? 도지헌? 도지현? 인터뷰 내내 이름을 계속 헷갈렸다. 인터뷰어로서는 지독한 결례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강제규 감독이 7년 만에 연출한 대작 '마이 웨이'에서 장동건이 연기한 김준식의 10대 아역 도지한(22) 이야기다. "마이 웨이'에서 도지한은 극 초반 딱 네 장면에 등장할 뿐이다. 등장 시간도 적고, 대사도 많지 않다. 원래대로라면 아역 준식은 보통의 TV 드라마나 대작 영화의 초반 수준의 아역 비중과 비슷한 '기능적' 캐릭터였다.

하지만 도지한의 준식은 달랐다. 장동건과 '싱크로율' 100%인 빼어난 '꽃'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준식과 테츠오(오다기리 조 분)의 길고 긴 애증의 관계가 시작되는 10대 시절, 도지한은 '마이 웨이'가 영화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천부적 연기력을 '살짝' 선보인다. 도지한은 입으로 뱉는 대사에 더해 눈과 몸으로도 연기를 할 줄 아는 '기특'한 아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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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도지한이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학교 시절 막연히 대형 스크린에 나오는 배우가 되기를 동경했던 도지한은 아버지에게 이를 털어놨다. 아들이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했던 아버지는 노발대발하며 그를 중국에 보냈다. 일찌감치 배우의 꿈을 접게 하려는 아버지의 최후 수단이었다. 하지만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중국에서 도지한은 공부보다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도지한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꿈을 한번 더 어필했다. 평범한 대학생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는 한 다리 건너 알던 기획사 사장에게 도지한을 소개했다. "재능이 없으니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배우 사형 선고를 도지한이 직접 듣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인상적인 얼굴과 눈매, 무엇보다도 연기자가 되기를 원하는 도지한의 강렬한 고집은 기획사 사장 조차 매료시켰다. 그렇게 도지한은 꿈에도 그리던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8년 12월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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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도지한의 거침없는 행보가 시작됐다. 도지한은 '공주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거상 김만덕' 등 공중파의 TV 드라마에서 탁재훈과 한재석의 아역으로 차근차근 얼굴을 알렸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케이블 TV의 시추에이션 코미디 '레알 스쿨'에서는 주연 자리를 따내며 수많은 소녀 팬들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운은 계속 됐다. 영화 '마이 웨이'가 그에게 온 것. 짙은 눈매와 건조한 미소, 매끈한 턱 선으로 평소 '리틀 장동건'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던 도지한은 300억 원 제작비의 대작 '마이 웨이'에서 아역 김준식으로 출연하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촬영 시작 전 도지한은 외형적으로라도 최고의 마라토너로 보여지려고 프로 육상 선수 못지않은 트레이닝을 감행했다. 능숙하게 일본어 대사를 처리하기 위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부터 일본어를 판 것도 이 즈음의 일이다. 노력이 빛을 발했다. '마이 웨이' 개봉 후 도지한은 충무로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능성 있는 신인으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제 자신이 떳떳해졌어요. 그렇게 반대했던 아버지도 이제 좋아하시고요.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도지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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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한의 다음 영화는 '타워'다. 설경구ㆍ손예진ㆍ안성기ㆍ박철민 등 호화 캐스트를 자랑하는 '타워'는 '화려한 휴가' '7광구'의 김지훈 감독이 연출하는 재난 영화로, '마이 웨이'에 육박하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2012년 최고 기대작 중 한 편이다. 도지한은 극 중 어리바리한 신참 소방관 역으로 등장해 과거 같으면 꿈도 못꿨을 대선배 설경구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비중도 '마이 웨이'보다 훨씬 커졌다.

'타워'를 하면서 도지한은 많이 배웠다. "평소에 안성기 선생님을 존경했었어요. 동경하던 분을 실제로 뵙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경험하니까 저도 나중에 이렇게 나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놈 같습니다.(웃음)" 도지 한은 나무 밑에서 사과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무 대책 청춘은 아니다. "노력하는 범인이 게으른 천재를 이긴다."는 김지훈 감독의 말은 그의 가슴을 쳤다. "행운은 언제나 노력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을 도지한은 잘 안다. 앞으로 그의 이름 석자를 꼭 기억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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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_이준구(ARC)·장소협찬_HACK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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