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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상식 무대탐구생활] ‘공들인’ 인피니트 vs ‘공 굴린’ 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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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결산하는 가요 시상식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무대가 있어 상이 없어도 즐겁다. 그러나 올해는 좋은 무대보다 나쁜 사고들이 더 화제가 됐다. 음향사고, 진행사고, 카메라사고 등 수많은 방송사고들이 이어지면서 가수들의 피해사례가 잇달았고, 방송사와 가수 모두에게 씁쓸함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방송사고 다발 지역에서도 살아남았던 팀, 그리고 피해를 봤던 팀을 꼽아 방송사의 무대연출이 가수의 무대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비교해봤다.



‘공들인’ 인피니트
인피니트는 평소 보여주는 무대와 시상식용 무대 구성이 비슷한 팀이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시상식 무대를 위해 댄스 브레이크가 용이한 리믹스를 하지만, 인피니트의 다수의 곡에는 이미 화려한 군무와 눈에 확 들어오는 포인트 안무가 들어가 있어 그 자체로 특별하다. 이들은 각 시상식 무대에서 ‘파라다이스’와 ‘내꺼하자’를 리믹스 한 무대를 선보였는데, 곡 초반에 댄스 브레이크를 넣어 본인들의 강점을 부각시켰고, 도입부는 방송 3사마다 모두 다르게 만드는 등 짧지만 춤을 부각시킬 수 있는 변화를 줬다.
특히 < KBS 가요대축제 >에서는 발 구령과 손바닥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박자 하나에 안무 한 동작씩 들어가 있는 군더더기 없는 군무로 인피니트의 ‘칼군무’를 완성시켰다. 또한 LED 전구가 달린 옷을 입은 채 각자 손의 각도를 달리하거나 멤버들의 움직임으로 빛이 옆으로 퍼지는 느낌의 안무는 단순하되 눈에 각인되는 퍼포먼스였고, 인피니트만의 ‘군무돌’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KBS가 인피니트를 위해 준비한 것은 레이저 조명과 LED 의상에 필요한 전력 공급뿐이었다. 그만큼 단조로운 무대 연출이었지만, 수많은 방송사고가 이어진 연말 가요 프로그램을 돌이켜보면 인피니트는 그들만 잘하면 충분히 멋진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한 셈이 됐다. 여백이, 또는 할 수 있는 것만을 하는 것이 더욱 돋보일 때가 있다. 인피니트의 무대는 때로는 무가 유보다 나음을 보여준 무대로 기억될 것이다.


‘공 굴린’ 2PM
2PM은 연말 가요 무대를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다. 보통 가수들이 원곡에 댄스브레이크를 넣는 정도로 특별 무대를 만들었다면, 2PM은 2009년 ‘Heartbeat’부터 방송 3사 무대의 편곡을 완전히 달리 했다. 지난해 2PM은 ‘I'll be back’을 가지고 < SBS 가요대전 >에서는 록 버전을, < KBS 가요 대축제 >에서는 단체군무와 아크로바틱이 돋보이는 무대를, < MBC 가요대제전 >에서는 사이버틱한 분장과 새로운 안무를 넣어 방송사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2PM은 화려한 퍼포먼스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들이 준비한 퍼포먼스에 방송사의 특수효과가 조금만 첨가된다면 오랫동안 회자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2011년 2PM의 연말 가요 무대의 방점은 < MBC 가요대제전 >에 있었다. ‘Hands up’으로 특유의 아크로바틱과 섹시함 대신 신나게 노는 무대를 만들었던 2PM은 SBS와 KBS 가요 시상식에서도 그 분위기를 살려 팬들을 만났다. 하지만 < MBC 가요대제전 >에서 이들은 ‘Hands up’ 외에 ‘Back 2 U’를 더 선곡했다. 2PM의 1집에 수록되어 있는 ‘Back 2 U’는 박자마다 허리를 튕기는 안무와 부드러운 웨이브를 섞어 섹시함과 남성다움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이 곡을 고른 것에는 2PM의 가장 큰 무기였던 남성다운 섹시함을 강조하며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겠다는 목적이 담겨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은 ‘Hands up’으로 함께 즐기는 무대를, ‘Back 2 U’로 보는 즐거움을 주는 무대를 준비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객석의 분위기를 공으로 띄워보려 했고, 정작 2PM은 공들여 준비한 무대를 공 때문에 전혀 보여줄 수 없었다. 혹시 ‘Back 2 U’의 섹시한 안무를 자체 검열하려는 누군가가 2PM이 공들인 무대에 공을 투입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였다. 가수의 무대는 방송사의 지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국의 연말 무대에서는 때로는 방송사를 믿지 말아야할 때도 있다. 공들인 무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웃기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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