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 불법 조업 단속에 극렬 저항, 도대체 왜?
중국 어선들 불법 조업 단속 저항 갈수록 극렬....인력 장비 확충과 외교적 노력도 필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2일 오전 서해상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작전을 벌이던 해양경찰관 2명이 중국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1명 사망 1명 다쳐
경찰에 따르면 이평호(41) 경장 등 특공대원 2명은 이날 오전 6시59분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85km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던 66t급 중국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선장 칭다위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
경비함정 3005함에서 고속단정(RIB보트) 2척에 옮겨 탄 이 경장은 동료 특공대원 7명과 함께 어둠 속에서 섬광탄을 투척하며 중국어선에 올라 선원 8명을 제압했다. 이어 특공대원 3명과 조타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유리창을 깨며 거세게 저항하는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변을 당했다. 중국어선에는 선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이 타고 있었다.
대원 모두는 방검조끼를 입은 상태였다. 그러나 흉기가 조끼가 덮지 않은 부위인 옆구리와 배를 찌르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왼쪽 옆구리를 다친 이 경장은 해경 헬기로 인하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으나 숨졌고, 복부를 찔린 이낙훈(33) 순경은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해경은 "이 경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인하대병원 응급실로 긴급이송됐으나, 검안의로부터 '병원 도착 전에 이미 사망했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현장에서 확보한 물증들 가운데 선장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국과수 부검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선원)전원 구속 수사할 예정이며, 불법조업을 하던 나머지 1척의 중국어선도 붙잡아 범행에 가담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경에 나포된 중국어선은 이날 자정께 인천해경부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 '해적' 방불케 하는 중국 어선들
최근 10여년 새 중국 어민들의 불법 조업과 우리 해경의 단속에 대한 저항은 갈수록 극렬해지고 있다. 해머 등 흉기로 무장하는 것은 물론, 배들을 한데 묶어 나포하지 못하도록 저항하는 등 어선이 아니라 해적선이라 착각할 정도다.
가깝게는 지난 2008년에도 9월25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서쪽 73km 해상에서 목포해경 소속 박경조 경위가 중국 어선 승선 중 둔기에 맞아 바다 추락 후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었다.
지난 3월3일에도 충남 태안군 격렬비열도 남서쪽 102km 해상에서 요장어55189호 등 2척의 중국어선을 나포하던 태안 해경 소속 1명의 경찰관이 중국 선원 해머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18일엔 전북 군산시 어청도 북서방 133km 해상에서 중국 어선 요영어35342호가 도주 중에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아 군산해경 소속 4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당했다.
같은해 11월29일에도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61km 해상에서 제주해경 소속 6명의 경찰관이 불법 조업 단속을 위해 중국 어선에 승선하던 중 선원들이 휘두른 장대에 맞아 부상당했다.
2008년 12월14일엔 충남 태안군 격렬비열도 남서방 112km 해상에서 태안해경 소속 6명의 경찰관이 중국 어선 승선 중 삽과 쇠파이프에 맞아 부상하는 등 2000년대 들어 거의 해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 근본적인 대책은?
산둥반도에서 출어한 어선들은 성수기와 비성수기를 가리지 않고 우리 어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남획에 따른 어장 황폐화로 자국 영해에서 어로작업이 불가능해진 어선들은 주로 밤과 새벽 시간대를 이용, 해경 경비함과 숨바꼭질을 하며 우리 영해에서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해경단속에 맞서 날로 지능화ㆍ대규모화ㆍ흉포화하고 있다. 갑판에 쇠꼬챙이를 박아 해경의 접근을 막는가 하면 도끼와 쇠파이프로 중무장한다.
해경은 지난 3월 불법조업 중국어선의 나포 및 압송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단속 대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위기 매뉴얼'을 수립, 교육하고 있다.
무허가 또는 제한조건 위반 등으로 나포된 외국 어선에 대한 담보금의 법정 한도액도 7000만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흉기를 든 중국선원들의 대항에 맞서 방탄조끼와 가스총도 지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법조업 단속 과정에서 또 사상자가 발생해 해경의 매뉴얼에 허점을 드러냈다. 현재의 대응으로는 중국선원들의 폭력저항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입증한 것이다.
재원을 마련해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불법조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결실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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