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김상식, 명장의 기대에 보답한 애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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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백락일고(伯樂一顧). 중국 춘추전국시대 유명한 말 감정가였던 백락이 한 번 돌아다본다는 뜻으로 훌륭한 사람에게 인정받음을 이르는 말. 혹은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뜻한다.


지난 4일 울산을 물리치고 2년 만에 K리그를 제패한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우승을 이끈 최고 수훈갑으로 주저 없이 김상식을 선택했다.

최 감독은 “김상식의 역할이 감독 이상으로 절대적이었다. 그를 데려온 것은 굉장한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장에서도 나이를 초월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동국이 겉으로 드러나는 활약이 컸지만 숨은 공로자는 김상식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례적인 답변이다. 영광의 순간 서슴없이 선수 한 명에게 공을 돌리기란 쉽지 않은 일. 게다가 전북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등 쟁쟁한 주연급 스타들도 넘쳐난다. 최강희 감독이 수많은 애제자의 이름을 뒤로하고 김상식의 활약을 그토록 높이 산 이유가 무엇일까.

‘식사마’ 김상식은 전북에서 묵묵히 중원을 책임지는 베테랑 미드필더다. 경기에서 굳이 눈여겨보지 않고서는 그의 활약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반적인 시선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최강희 감독은 공수를 조율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김상식의 가치를 알아봤다.


지난 2009년 김상식은 친정팀 성남에서 전북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성남에서 2001년과 2002년, 2006년까지 세 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영광을 함께 한 김상식은 2008년 세대교체라는 명목으로 정들었던 팀을 떠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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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 김상식에게 손을 내민 이가 최강희 감독이었다. 김상식은 입단 첫 해 전북을 사상 첫 K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자신을 알아준 스승의 은혜에 보답했다.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고 감독의 전적인 신뢰를 확인하며 또 한 번 전성기를 맞고 있다.


김상식은 올시즌 눈에 띄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닥공’을 지향하는 전북의 콘셉트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 대신 그는 후방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자청했다. 포백(4-back) 수비를 도와 상대 역습을 차단하려 몸을 날리고, 공중볼을 걷어내며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노장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팀 내 4번째로 많은 활동량을 뽐냈다.


현역 최다인 개인 통산 다섯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경험한 김상식은 이쯤 되면 ‘우승청부사’라 불러도 손색없을 듯하다. 그는 “여러 번 경험했지만 우승은 정말 기분 좋고 매년 하고 싶다”며 “AFC챔피언스리그에서 기회를 놓쳐 너무 속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다 우승(6회)을 위해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북이 ‘닥공’으로 이슈가 많이 되고 경기내용 면에서도 좋아졌지만 수비는 보완해야 한다”며 고참으로서 냉정함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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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의 칭찬을 전해들은 김상식은 “감독님이 그렇게 선수를 칭찬해주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것이 경기장에서 후배들과 열심히 뛸 수 있게 하는 계기”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김상식이 40세가 넘어도 선수생활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는 최강희 감독.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알아봐준 스승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긴 제자. 두 사람의 끈끈한 신뢰 속에 전북은 최고의 명장과 알토란같은 선수를 가슴에 품고 올 시즌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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